"아이들 방학이 길어지고 있으니 책이 필요하죠. 마냥 문을 닫고 있는 것보다 이렇게라도 이용자분들과 만날 수 있으니 힘이 납니다".
강서구는 지난 16일부터 '클린도서·드라이브 스루'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확산에 따라 전국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이 임시휴관중인 가운데 지역주민의 독서 생활 공백을 줄이고자 대면 접촉을 최소화한 드라이브 스루 대출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 드라이브 스루로 도서 대여를 제공하고 있는 강서구 '길꽃어린이도서관'과 '곰달래도서관'을 직접 방문해 도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체험해 봤다.
강서구 곰달래도서관 드라이브 스루 도서대여 서비스 [사진= 장윤정 기자 ]
길꽃어린이도서관에서 도서 드라이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강서구 구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먼저 대출도서를 선정, 신청해야 한다. 대출이 확정되면 문자로 이용객에게 안내를 해준다. 문자에 안내된 날짜와 운영시간에 맞춰 해당 도서관을 방문하면 미리 신청한 1인당 5권의 도서를 받을 수 있다. 모든 도서는 사전에 소독되고 랩핑돼 안전하게 전달된다. 직원과 이용객 모두 마스크를 낀 채 미리 연락하고 들어가면 직원이 도서를 들고 나와 이용객에게 전달한다. 이용객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바로 대여한 도서를 받아서 돌아갈 수 있다. 오전 10시~12시 오후 3시~5시까지 매일 두시간씩 두번 운영된다. 다 읽은 도서의 반납은 무인반납함에 넣어두면 된다.
길꽃어린이도서관 이정란 사서팀장이 드라이브 스루로 대여될 도서를 하나하나 소독하고 랩핑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장윤정 기자 ]
소독, 방역을 마친 길꽃어린이도서관이 이용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장윤정 기자]
이종란 길꽃어린이이도서관 사서팀장은 "도서관이 휴관한 동안 전문 방역업체를 불러 전체 방역을 실시했다. 도서관 문은 닫혀있었지만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다음주에는 책 한권한권을 모두 소독하는 방역업체가 와서 모든 책들의 소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현재 임시휴관 전에 대여한 책들의 서비스 기간을 계속 연장하고 있는 상태다. 기존 빌려가신 책을 꼼꼼하게 보라고 안내하다가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전하니 새로운 책을 볼 수 있다고 이용객분들이 너무 좋아하신다. 시행 첫날에 오셔서 음료수도 갖다 주시고 고생한다며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으셨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아이들 방학이 계속 연기돼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책이 절실히 필요한 아동들이 늘어난 것 같다.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신청하는 도서를 살펴보면 어린이책 대출이 압도적으로 많다. 사실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이용하면 업무량이 늘어나 우리로서는 부담이 가중되지만 도서 대여가 이렇게라도 가능하다는 사실에 구민들이 너무 기뻐하셔서 웃으며 받아가시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난다. 역시 도서관은 이용객들과 함께 할 때 더욱 가치를 가지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길꽃어린이도서관 드라이브 스루 도서 대여 서비스 현장 [사진= 장윤정 기자]
이용객 입장에서는 홈페이지에서 도서를 신청하는 것으로 끝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도서관측에서는 해당 도서의 분류번호와 색인 등을 일일이 찾아서 정리해야한다. 중복된 도서를 신청하는 경우도 많아 가장 먼저 신청한 사람을 선정해 대여자로 분류하고 나머지 분들에게는 중복도서로 대여가 불가능하니 다른 책을 다시 골라달라고 연락도 해야한다. 대여될 도서는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클린티슈, 소독제 등으로 소독한 후 자외선 소독기에서 소독작업을 거친 후 랩핑해서 전달한다. 대여되었다가 돌아온 도서도 마찬가지로 소독작업을 다시 거쳐야한다.
지난 월요일부터 드라이브 스루 도서대여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강서구 도서관 전체가 월요일 휴관인 관계로 17일부터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길꽃도서관의 17일 드라이브 스루 도서대여 서비스 이용객은 첫날 102명 392권이 신청됐다. 둘째날 152명에 614권, 셋째날은 54명에 216권이 신청된 상태다. 하지만 주말 및 휴관일을 기해 신청 건수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다음주에도 분주하게 움직여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곰달래도서관 드라이브 스루 도서대여서비스가 이용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장윤정 기자 ]
이어 곰달래도서관도 방문했다. 유아, 어린이도서가 주로 구비된 길꽃어린이도서관에 비해 곰달래도서관은 성인부터 어린이, 유아 등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하는 도서관이라 좀더 다양한 책들이 대여되고 있었다. 곰달래도서관 역시 차를 타고 들어와 미리 대여 신청한 도서를 바로 픽업해서 갈 수 있다. 곰달래도서관에서 대여하는 책들도 미리 소독을 거쳐 랩핑해 이용자 회원번호, 이름 등을 적은 견출지를 붙여 이용자가 도착하는 즉시 회원카드를 확인하고 바로 내준다.
곰달래도서관의 드라이브 스루 도서대여서비스 [사진= 장윤정 기자 ]
이현일 곰달래도서관 행정팀장은 "이번주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일평균 약 150명 정도 신청, 이용하고 있다"며 "대여 신청한 도서를 찾아가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 만약 방문하지 못할 사정이 생긴 경우 미리 전화해서 다시 방문할 날짜를 잡는 등 이용객분들이 약속을 잘 지켜주신다"고 전했다.
- 기자 정보
- 장윤정
- linda@ajunews.com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