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본부들 중 3분의2가량은 가맹점이 10개도 되지 않는다. 가맹점이 100개 이상인 브랜드는 6.2%뿐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가맹점 구성은 △외식업 48.25% △서비스업 29.5% △도소매업 22.2%로 돼 있다. 브랜드별 가맹점 수를 비교하면 △외식 25.6개 △서비스 60.1개 △도소매 181.1개 등 업종별로 큰 차이를 나타낸다.
개·폐점률을 살펴보면 △도소매업 개점률 12.7%·폐점률 10.5% △서비스업 개점률 21.7%·폐점률 10.4% △외식업 개점률 17.4%·폐점률 10.8%로 집계된다. 올해 가맹점의 10% 정도는 내년에 폐업할 것이고, 서비스업과 외식업 분야에서는 도소매업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새 점포가 오픈한다는 의미다.
최근 정체된 경제 상황으로 볼 때 내년이 올해보다 나을 것 같지는 않다. 이렇다 보니 가맹브랜드 간 경쟁뿐만 아니라 동일 브랜드의 가맹점들 간 경쟁 또한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배달 앱 등장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근본적인 시장 변화가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 현재의 시장 참여자는 향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궁극적으로 고민할 때가 되었기에 사업의 본질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징은 '다른 사람(본부)'의 도움을 받으면서 '자신(가맹점)'을 위해 하는 사업이다.
가맹본부 측에서는 가맹 가입한 영세한 가맹점주들이 그들의 점포를 상당 부분 독립적으로 운영토록 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가맹점주들은 자신들이 큰 조직(기업)을 대표하는 일원이라는 점을 인식함으로써 본부로부터 적절한 지도와 지원을 필요로 해야 한다. 가맹본부가 시장 경기에 관계없이 헤쳐나갈 역량을 갖추었음을 가맹점주는 알아야 한다.
이 같은 쌍방 간 존중 관계가 설정되려면 가맹본부 측에서 먼저 적극·긍정·열정적으로 점주들과의 의사소통을 최우선시해야 한다. 본부는 점주들이 갖는 질문이나 의구심을 항시 청취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또 가맹사업은 '협력적 사고의 윈윈 시스템'이어야 한다. 가맹점주는 해당 가맹 브랜드 시스템에 대한 본부의 오너십에 대해 존중해야 하며, 본부는 해당 가맹사업의 계속기업 가치 측면에서 가맹점주들의 오너십에 대한 존중을 약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그렇듯, 가맹본부와 점주들 간 강한 유대감은 의사소통에 있어서 몇몇 핵심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다. 예컨대 일관성·유효성·신뢰·지지 등이다.
본부에서 점주들과 의사소통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 채널은 '현장지원(Field Support)'이다. 이는 국내 대부분의 본부들이 채택·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본부 측에서 자신들의 경영 가치나 방침을 현장에서 전달하고 지원하거나 점주들의 애로점이나 희망사항을 청취할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채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본부의 영세성에 따라 내용면에서 질적 수준 차이가 매우 크다.
둘째로 중요한 채널은 브랜드별 '가맹자문협의체(Advisory Council)' 구성과 유기적인 활동을 통한 집단적 의사소통이다. 앞서 언급한 현장지원이 개별적인 의사소통 방식이라면, 가맹본부와 점주들로 구성된 자문협의체는 집단적 토론 방식의 의사소통 채널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본부들은 나름대로의 자문협의체에서 대면을 통해 해당 브랜드 시스템 상황을 논의하는 기회를 갖는다. 이 같은 그룹 방식의 대면 토론 기회는 본부 측에서 볼 때 현재 시장 및 해당 브랜드의 경영 관련 사항들을 점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채널이다.
또 협의체가 주관하는 포럼 행사는 시행 중인 가맹 프로그램에 대한 점주들의 의견 청취와 이들의 관심을 깊이 알 수 있는 토론의 장이 된다.
이처럼 시장 참여자들의 고민과 협의 도출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나라도 변화를 유도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을 갑을로 나눠 인위적으로 협상력을 조정하려는 정부 차원의 규제 조치는 국내 서비스 산업 선두주자인 가맹산업에 대한 정책의 실패를 가져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