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민의 권리인 투표권은 행사해야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된 1일 베이징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투표를 마친 신정민(33)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못하는 국가도 많은데 중국에서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인 신씨는 "태어나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는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 좋은 정치인들이 당선돼 해외 교민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에게 희망을 건넸으면 한다"며 애써 웃어 보였다.
중국 내 재외국민 투표는 오는 6일까지 주우한 총영사관이 관할하는 곳을 제외한 9개 지역에서 실시된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이날 대사관에서 투표를 한 뒤 특파원들과 만나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등 다른 재외국민들이 투표를 할 수 없어 안타깝다"며 "중국 교민들도 등록은 많이 했는데 이동이 여의치 않고 (한국에서) 돌아오지 못한 분도 있어 기대만큼 이뤄질 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장 대사는 "이전만큼의 투표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중국은 그나마 투표를 진행할 수 있게 돼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체 재외국민 선거인수는 2만549명이며, 대사관이 직접 관리하는 베이징·톈진 등 지역은 4291명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는 41%의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사관 측은 중국의 엄격한 방역 지침을 감안해 투표 기간 중 발열 체크와 소득을 지속할 예정이다. 체온이 37.3도 미만인 경우만 입장이 가능하며 그 이상이면 입구 옆 간이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병원으로 이동해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삼삼오오 투표장을 찾은 교민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나라를 바꿀 중요한 투표에는 꼭 참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용희 북경한국인회 회장은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고 교민들이 이번 위기를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며 "해외 교민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애 첫 투표를 마친 정민규(19)씨는 "20분 정도 차를 타고 왔다"며 "처음이라 낯설었는데 막상 하고 나니 뿌듯하다"며 웃었다.
그는 "주변 친구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대부분 한국에 가 있고 정치에도 별로 관심이 없다"며 "해외에 체류하더라도 우리나라 일이니까 꼭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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