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0일까지 +10%가 3월 말 -0.2%…잔인한 4월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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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박성준 기자
입력 2020-04-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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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은 한숨 돌렸지만..."코로나19 영향 반도 반영 안 됐다"

  • "4월 글로벌 봉쇄로 영향력 커질 것"...정부 "지원책 총동원"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졌지만 수출은 생각보다는 잘 버텼다. 문제는 3월 이후다. 코로나19 여파가 경기 지표에 하나둘씩 반영되면 우리나라 수출이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주재한 '제13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3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최근 급격히 악화한 세계 경제와 교역 상황에 따른 충격이 아직 우리나라 수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3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3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3월 수출은 1년 전보다 0.2% 감소한 469억1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조업일수를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은 -6.4%를 기록하며 2월(-11.9%)보다 낙폭을 줄였다.

◆3월 수출 선방 평가··· 조업일수 증가·기저 효과 영향
 
정부는 3월 수출이 0.2% 감소에 그친 것을 두고 '선방'했다고 해석했다. 세계 경기가 둔화 국면에 들어섰고 유가 급락,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이 동시에 발생한 가운데 이룬 성과여서 그렇다. 특히, 수출물량은 13.1% 늘어 1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출물량이 늘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수출 기반이 튼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수출 감소율이 8.4%에 달해 상대적으로 수출 감소가 적은 것으로 보이는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지적도 많다. 1년 전보다 조업일수가 1.5일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수출이 선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어쨌거나 3월 수출은 나쁘지 않았다고 해도 문제는 4~6월이다. 3월부터 이탈리아와 미국, 인도 등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함에 따라 4월 지표부터 이 영향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2월과 3월 하루 평균 수출이 두 달 연속 하락세이고, 3월 수출단가가 11.7% 급락한 것도 불안감을 키운다. 지난달 수출 단가는 2019년 연간 평균인 -10.6%보다 감소 폭이 컸다. 

우리나라 최대 무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율이 꾸준히 줄며 회복세를 보이는 점은 다행이지만, 앞으로는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미치는 영향력이 이전보다 더 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 봉쇄 조치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자료=연합뉴스]

이런 기미는 관세청 자료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3월 1~20일 수출액은 307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0.0% 증가했다. 중국(4.9%)을 포함해 미국(27.2%), 유럽연합(13.5%), 베트남(12.1%), 일본(30.5%), 홍콩(33.6%)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3월 1~20일 10.0% 증가했던 수출이 3월 전체로 보면 0.2% 감소했다는 것은 3월 말에 이 상승분을 모두 까먹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영향이 3월 말부터 시작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부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EU 봉쇄 조치로 4월부터 수출 위축 본격화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부터는 급격하게 악화된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발표되며 체감 경기 위축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3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미국과 EU로 향한 수출지표 둔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4월부터 수출에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수출기업이 당면한 유동성 부족과 마케팅·물류·입국 제한 등의 어려움을 해소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수출 기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련 대책도 강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무역금융을 260조3000억원 공급할 계획이다. 전년보다 28조1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중소·중견기업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5000억원을 추가경정예산(추경) 통과 즉시 지원했다.

아울러 신흥시장 수출 지원과 차 부품·조선기자재 업체의 애로 해소를 위해 이달부터 6개월간 신흥시장 수입자 한도를 10%씩 높이고,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한도를 최대 2배 우대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수출은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라며 "수출기업들이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특유의 수출력과 수출역량을 견지하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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