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와 쿠쿠홈시스 등이 말레이시아에서 환경가전 방문 관리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말레이시아 정부가 지난달 18일부터 이동제한명령을 내린 영향이다.
말레이시아 렌털 시장 1위인 코웨이는 방문관리를 멈췄지만, 당장 매출 차질이 올 단계는 아니다. 현지인 코디 고용 등 오랫동안 현지화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코웨이는 2006년 법인 설립 후 2007년부터 국내와 같은 방식으로 렌털 서비스를 시작하며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전까지 일시불로 정수기를 구매해 직접 필터교체를 하던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은 코디(코웨이 서비스 관리자)가 주기적인 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호응했다.
이 덕택에 계정 수와 매출도 점진적으로 성장 중이다. 코웨이 말레이시아의 관리계정은 2015년 27만, 2016년 43만 2017년 65만으로 꾸준히 늘며 2018년 100만 계정을 돌파했다. 현재는 약 135만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 직원 규모도 꾸준히 커지며 현재 약 1만3000여명의 코디와 헬스플래너(판매전문가)가 활동 중이다
말레이시아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52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3534억보다 48.9% 증가한 수치다. 코웨이의 전체 해외매출 중 81%가량을 차지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앞으로도 코웨이 주력 상품인 정수기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 상수도 인프라가 좋지 않은 반면 정수기 보급률은 높지 않다.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은 2023년까지 5억 달러(6130억원)를 넘어서는 등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웨이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라며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재 시장 개척 단계로 코로나19 관련해서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필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올해 실적은 다소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광 미래에셋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괜찮지만 장기화될 경우 방문 점검 서비스를 꺼려하는 고객의 이탈할 수 있고 신제품 판매 차질이 있을 수 있어 매출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장기화될 경우 타격 불가피하지만 자가 관리 제품 출시로 고객 이탈을 대비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렌털기업들이 제2의 해외시장으로 점찍은 인도네시아에서도 코로나19로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전날 기준 인도네시아에서도 확진자가 1400명을 넘어섰다. 코웨이는 지난해 말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법인을 설립하며 사업 확장에 나선 상태다. 중국, 태국에서도 코디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코웨이 뒤를 이어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시장 2위에 있는 쿠쿠홈시스 역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쿠쿠홈시스 현지 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2560억원으로 해외 매출의 90% 이상이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다.
쿠쿠홈시스는 2015년 말레이시아에, 2018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진출했다. 현재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폴, 브루나이 등 동남아 4곳에서 렌털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미국까지 더해 지난해 해외 누적 계정 83만을 넘어섰다. 쿠쿠홈시스는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해외 누적 계정 100만을 돌파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손발이 묶였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현재로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있다"며 "이후 방문서비스가 재개된다면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개인위생에 철저하게 신경쓰도록 지침을 내린 상태다"고 말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지난달 18일부터 병원 방문 등의 목적을 제외하고는 외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당국은 군·경과 드론을 동원해 이동 제한 조치 위반자를 단속하는 상황이다. 이런 노력에도 확산세가 줄지 않자 말레이시아 정부는 당초 지난달 31일까지였던 제한을 오는 14일까지로 확대했다. 전날 기준 말레이시아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766명, 사망자는 43명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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