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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앞에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정리해고 중단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항공사 간 통폐합이 본격화하면서 정리해고 등 임직원들의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항공사들은 대규모 휴업에 돌입했고, 일부 항공사는 직원들에게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노조 "정리해고 중단하라"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지지부진했던 항공업계의 구조재편이 정부의 지원을 시작으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다만 항공업계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앞에서 조합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측에 정리해고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전체 직원의 22%(약 350명)를 정리해고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회사가 수익노선마저 전면 운항을 중단하고 적자를 부풀려가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로지 인수기업(제주항공)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것일 뿐, 직원의 고용유지를 위한 지원금조차 신청하지 않고 3개월째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은 리스기간 만료 항공기들의 반납과 함께 진행 중인데, 노조는 정리해고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 간 매각 협상 체결 당시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23대였지만, 현재 16대로 축소된 상황이다. 올해 8월 계약기간이 만료돼 반납할 항공기 3대까지 추가할 경우, 이스타항공의 항공기는 절반 수준만 운용되게 된다.
노조는 "항공기 감축에 따른 인력운용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약 45%가 과잉되는 것"이라며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수익이 나는 노선은 운항하는 것이 상식적인데 사측은 국내노선까지 전면 셧다운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9일 모든 국제선 노선의 운항을 멈춘 데 이어 같은 달 24일 국내선 운항도 중단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선은 5월 28일까지, 국제선은 6월 30일까지 전편을 비운항할 예정이다.
유동성 문제로 급여 역시 제대로 지급되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 임직원 급여를 40%만 지급했으며, 3월에는 아예 미지급했다. 1~2월 국민연금 등 4대 보험료도 체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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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갈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 우려
이스타항공뿐만 아니라 타 항공사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희망퇴직 등 인원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사 간 갈등은 향후 업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현재 사업이 정상화될 때까지 전 직원이 매달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실시 중이다. 이와 함께 캐빈(객실)승무원, 국내 공항 지점 근무자를 대상으로 5월 이후 2개월 단위로 유급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회사 측이 최근 금호산업과의 상표 계약 연장에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하면서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 노조 관계자는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퇴직금으로 65억원을 챙기고, 100억원대의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날 이스타항공 기자회견에는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와 아시아나항공 노조, 진에어 노조 등도 동참해 연대투쟁 의지를 밝혔다.
송민섭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지부장은 "이렇게 나라가 힘들 때 언론, 정부, 회사에서 늘 이야기했던 것이 고통분담이었다"며 "그런데 지금 이 상황(정리해고)이 고통분담인지 '고통전가'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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