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경망에 따르면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은 1분기 각각 162억3000만, 197억8200만 위안의 적자를 냈다. 둘을 합치면 360억 위안 이상이다. 1분기에만 매일 4억 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700억씩 적자를 낸 셈이다.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자원 개발·탐사 부문만 흑자를 내고, 나머지 석유정제, 화공, 영업, 천연가스 부문이 모두 적자를 냈다. 특히 정제 부문의 적자가 심각했다. 시노펙은 이 부문에서만 257억9400만 위안의 적자를 냈다.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 충격으로 수요가 감소한 걸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로 인해 재고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전체 화공·석유제품 수요가 대폭 하락해 판매량은 20% 이상 줄었다.
중국은 유가에 대해 상·하한선을 각각 배럴당 130달러, 40달러로 정해놓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져도 중국내 소매판매가는 40달러에 맞춰진다는 얘기다.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한 조치다. 또 업체들이 가격차로 벌어들인 돈은 '유가 리스크 대응준비금' 명목으로 고스란히 국가에 귀속된다. 이같은 가격하한제가 석유제품 수요에 악재가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밖에 코로나19 속 중국 정부가 실시한 천연가스 가격 인하 정책도 에너지기업엔 악재로 작용했다.
악재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페트로차이나 주가는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28일 주가는 4.33위안까지 하락하며 또 사상 최저점을 찍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7600억 위안 수준이다. 한때 잘 나갈 당시 사상 최대치였던 8조 위안에서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현재 중국 석유메이저의 위기감은 상당하다. 지난 24일 다이허우량 페트로차이나 회장은 "생존 발전의 긴박한 순간에 놓였다"며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어둠의 시기'를 이겨내야 한다"고 결연히 말했다. 같은 날 장위줘 시노펙 회장도 "생산·경영 방면에서 전례없는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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