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안방보험, 미래에셋에 호텔 출자금 2.7조 투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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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05-0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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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법원에 호텔 출자금 소장 전달…미래에셋 "권원보험 제외는 계약 위반"

미래에셋금융그룹과 중국 안방보험(安邦)이 7조원이 넘는 미국 호텔 인수건을 두고 법적 분쟁에 돌입한 가운데 호텔 소유주인 안방보험이 미국 법원에 낸 소송에서 2조7000억원의 출자 약정금 등 계약을 예정대로 이행하라고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방보험이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호텔 매매계약상 이행해야 할 의무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려달라"는 소장을 냈다.

이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안방보험 측에 출자하기로 약정했던 22억달러(약 2조7000억원)를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법원이 강제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 소유인 미국 호텔 15개를 총 58억달러(약 7조10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인수대금 중 22억달러는 거래 종료 시점에 미래에셋그룹이 안방보험 측에 출자금 형태로 지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36억달러는 외부에서 조달할 계획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안방보험이 호텔 소유권과 관련해 미국 법원에서 소송에 휘말리고도 이를 알리지 않아 계약을 위반했다며 지난 3일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에스크로 대리인에게 계약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안방보험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계약 종료가 예정된 지난달 17일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내 계약 해지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한 상태다.
안방보험은 소장에서 호텔 소유권에 문제가 없으며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안방보험은 먼저 미국 호텔들의 소유권에 대해 "안방보험이 15개 호텔 중 6개의 소유권을 양도한다는 증서를 누군가 허위로 작성한 것을 지난해 발견해 미국 법원에 소유권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그 결과 소유권이 안방보험에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문제 삼는 소유권 관련 소송에 대해서는 "증서 사기를 저지른 이들이 델라웨어 법원에 사기 소송을 낸 사실을 작년 12월 알게 됐다"며 "델라웨어 법원이 올해 1월 15일에 사기 소송을 낸 이들에게 소유권 주장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판결을 내려 소유권에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델라웨어 법원의 판결 선고 내용을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에 이메일로 알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매도인이 완전한 소유권을 매수인에게 제공한다는 계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방보험이 미국 내 여러 권원보험사에서 거래 대상 호텔들을 보장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권원보험이란 부동산 권리의 하자로 인해 부동산 소유자와 저당권자가 입을 수 있는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매매 대상 호텔들이 권원보험 대상에서 제외된 점에 비춰볼 때 소유권이 확실하지 않다고 보고, 거래 취소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 인수건을 두고 미래에셋금융그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안방보험이 미국 법원에 출자 약정금 등 계약을 예정대로 이행하라고 청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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