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2조원 내라" IOC에 반발하는 日...끝나지 않는 도쿄올림픽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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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5-1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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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가 비용 3조~7조원...지불 의무 없는 IOC 1조원만 분담

  • 日 "들어본 적 없는 청구서..더 큰 부담 강요"...취소 우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코로나19 사태로 개최를 1년 연기한 도쿄올림픽의 추가 비용 일부를 부담하기로 했다. IOC는 1조원가량을 내겠다고 했지만, 이는 최소 3조원에서 7조원까지도 예상되는 대부분의 추가 비용을 일본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여서 일본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IOC "추가비용 지불 의무 없어...1조원만 분담" 

지난 15일(현지시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IOC 집행위원회 화상회의 후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른 우리 역할과 책임을 지기 위해 최대 8억 달러(약 9864억원)를 부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IOC가 부담할 8억 달러 중 6억5000만 달러는 도쿄올림픽 대회 운영비로 할당하고 1억5000만 달러는 올림픽 연기로 재정난을 겪는 종목별 국제연맹(IF)과 각국 올림픽위원회(NOC)에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바흐 위원장은 IOC가 일본 측에 지원할 6억5000만 달러 이외에 일본 정부가 내야 할 부대비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올해 7월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면서 경기장 유지비와 홍보비, 인건비 등의 추가 비용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3000억~7000억엔 정도로 추정된다.

도쿄올림픽 개최 비용은 일본 중앙정부와 도쿄도,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JOC)와 IOC가 분담한다. 다만, 개최 계약서에 2020년 올림픽이 열리지 않을 경우 일본 측이 보상이나 손해배상 권리를 포기한다는 조항이 있어 IOC는 추가 비용 보전 의무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월 IOC는 공식 홈페이지에 "아베 총리가 올림픽 연기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말했다"고 공지했지만, 일본 정부가 이를 부인하며 강력히 항의하자 결국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결국 IOC가 지갑을 열기로 했지만, 일본 정부와 언론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16일(현지시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日 "들어본 적 없는 청구서...IOC가 더 큰 부담 강요"

다음날 JOC는 IOC가 제시한 8억 달러에 대한 견적서를 보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연기 비용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무토 도시로 JOC 사무총장은 16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우리와 협의한 적이 없는 주장으로 부담 비율에 대한 우리의 이견을 전하고 싶다"면서 "6억5000만 달러라는 계산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IOC에 문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일본 스포츠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IOC가 사전 동의 없이 올림픽 연기 비용을 발표하면서 일본에 큰 부담을 강요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IOC가 일본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분담 금액의 선을 그으면서 나머지 연기 비용은 모두 일본이 내게 생겼다"면서 "엄청난 부담을 강요하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도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상용화 전에는 사실상 올림픽 개최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전날 바흐 IOC 위원장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기 전 도쿄올림픽 개최는 무리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현재로선 결론을 내리기에 이르다"고 답을 피했다.

IOC나 JOC 모두 일정 조율과 비용 문제로 올림픽 재연기는 어렵다면서 내년 개최가 불가능하다면 아예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일본의 직·간접적인 경제적 손실이 일본 경제를 휘청이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마이니치신문은 국제보건기구(WHO)가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가 간단하지 않다는 견해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이날 IOC와 WHO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스포츠계의 역할을 강조한 '건강증진과 신체활동 추진을 위한 새로운 교환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환경을 보장한 상태에서 도쿄올림픽을 개최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말한 데 이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도쿄가 코로나19에 대한 인류의 결속을 보여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그건 세계가 단결하면 가능하지만 간단하지 않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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