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학생 감염도 우려스럽다. 5월 27일 16시 기준 학생 확진자는 17개 학교 22명으로 전날에 비춰 3명이 늘었다. 접촉자는 74개 학교 383명인데 27일 하루에만 285명이 급증했다. 인천 모 초등학교 긴급돌봄 노동자도 확진돼 학생 감염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인천시교육청은 부평구와 계양구의 유·초·중·고 등교 개학을 6월 3일로 연기했다.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고3 학생은 예외다. 코로나19는 학년을 가리지 않는데 고3은 위험을 무릅쓰고 학교로 가야 한단 말인가. 등교개학 첫날 고3 학생들이 확진돼 인천 66개 학교가 등교 중지된 바 있다.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날 때만 비상대책이 가동되는데 경증이나 무증상 감염은 무슨 수로 찾아내 감염확산을 막을 수 있겠는가.
더욱이 부천물류센터 관련 인천거주자가 1,400명이 넘는다. 확진자와 접촉자 가족 등을 고려하면 감염위험은 더 늘어난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청이 부평과 계양 지역 고3 학생과 그 외 지역 학생들을 등교 연기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에 요행을 바라는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이 진정 “학생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여긴다면 학년과 지역을 가리지 말고 안전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진정 고3 학생의 입시를 걱정한다면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입시일정 연기와 입시경쟁 완화 등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도록 교육부에 촉구하고 고3 학생들의 안전을 챙겨야 한다. 평가와 생기부 기록 최소화, 경쟁과 변별요소 완화 등 전체 학생의 평가 부담 해결을 위한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으려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하고 등교개학을 중단하는 등 다시 경각심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천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를 선언했다.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은 무엇을 할 것인가. 교육부와 정부는 무엇을 할 것인가.
정부와 교육당국이 방역족보에도 없는 ‘생활방역’을 밀어붙여 학교는 ‘방역의 최전선’으로 내몰리고, 교사들은 ‘방역 책임관’으로 추켜세워졌다. 그러나 등교개학 후 학교에서는 교실·화장실·복도·급식실·교무실 등 물리적 거리두기가 어렵고 등·하교 및 쉬는 시간에 학생 간 접촉을 막을 수 없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격무와 업무쏠림에 시달리던 한 보건교사는 결국 학교를 그만두었다는 안타까운 소식마저 들려온다.
찔끔 예산 내려보내고 생색내는 동안 학교에서는 방역물품 구하랴, 지원인력 구하랴, 그 와중에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공문 파악해서 처리하랴 만신창이가 되어 갔다. 자가증상체크 일일보고, 원격-등교 수업 병행으로 집에서도 업무가 끊이질 않고 있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이제 더는 생활방역 ‘실험’이니 ‘시금석’이니 운운하며 ‘찔끔’ 대책으로 학교와 구성원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수업일수와 시수 대폭 감축·입시일정 연기와 입시경쟁 완화·등교개학 중단 등 안전을 담보할 확실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안전이 우선이다!
2020. 5. 28.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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