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서울역 '묻지마 폭행' 30대 남성 구속영장 기각…"위법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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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6-0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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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서울역에서 처음 보는 여성을 폭행하고 달아났다가 붙잡힌 30대 남성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상해 혐의를 받는 이모(3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위법한 체포였다고 밝혔다.

법원은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는 헌법상의 영장주의 원칙을 거론하며 "긴급체포 제도는 영장주의 원칙에 대한 예외인 만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한해 허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긴급체포는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하는 절차다.

법원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신원과 주거지 및 휴대전화 번호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고, 피의자가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어 증거를 인멸할 상황도 아니었다"며 긴급체포가 위법한 이상 그에 기초한 이 사건 구속영장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어 "한 사람의 집은 그의 성채라고 할 것인데, 비록 범죄 혐의자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의하지 않고는 주거의 평온을 보호받음에 있어 예외를 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 50분쯤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모르는 사이인 30대 여성의 왼쪽 광대뼈 부위 등을 때려 상처를 입히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경찰과 함께 지난 2일 이씨를 서울 동작구 자택에서 긴급체포한 뒤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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