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은사 입장료 폐지 1년…상생의 길 1단계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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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20-06-0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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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일부터 무장애 시설ㆍ자연 친화형 1.1㎞ 탐방로 열려

지리산 천은사 상생의 길[사진=국립공원공단 제공]

정부·사찰·국민 간 지난 32년의 갈등을 해결하고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조성한 국립공원 탐방로가 첫선을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외부 활동을 자제한 국민들에게 새로운 산책로를 선사할 수 있게 됐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8일부터 지리산국립공원 천은사 일대 ‘상생의 길’ 탐방로 1단계 구간(2.9㎞) 조성을 완료해 개방했다.

지리산 ‘상생의 길’은 지난해 4월 지리산국립공원 천은사 문화유산지구 입장료 폐지 업무협약 후속 조치로, 천은사 인근 탐방로와 편의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했다. 

천은사는 1987년부터 ‘문화재보호법’ 상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해왔다. 매표소가 위치한 지방도 861호선은 지리산 노고단을 가기 위해선 반드시 지나야 하는 도로여서 천은사를 방문하지 않는 탐방객으로부터 통행세 징수를 멈춰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이에 환경부, 국립공원공단, 천은사, 전라남도 등 8개 관계기관은 지속적인 소통과 상호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입장료 징수를 폐지하고 천은사 일원 탐방로 및 편의시설 정비 등 정비사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환경부는 탐방로 조성을 위한 공원계획 변경‧고시를 지난해 9월 완료하고, 올해 4월 상생의 길 탐방로를 조성했다.

‘상생의 길’ 탐방로 1단계 구간은 0.7㎞를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를 배려한 무장애 시설로 조성했다. 산림욕 및 수려한 자연·문화경관을 볼 수 있는 전망대 7곳, 수달 등 야생동물을 배려한 자연 친화형 탐방로 0.4㎞, 나무 교량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다.
 

지리산 천은사 상생의 길[사진=국립공원공단 제공]

탐방·편의시설 뒤편에는 천혜의 고찰로 알려진 천은사와 천은제 수변 공간, 소나무 숲길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환경부는 올해 9월까지 ‘상생의 길’ 탐방로 2단계 구간인 천은제 제방 구간(0.4㎞)을 정비하고, 지리산의 옛이야기를 접목한 안내판을 설치, 순환형 탐방로(1‧2구간 총 3.3㎞)를 완성할 예정이다.

2단계 구간을 완료하는 시점에는 천은사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 폐지 업무협약을 체결한 8개 기관이 참석하는 ‘상생의 길’ 개통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8개 기관은 환경부·문화재청·전라남도·천은사· 화엄사·구례군·국립공원공단·한국농어촌공사 등이다.

이번에 개방한 천은사 상생의 길은 개인 차량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할 수 있다. 개인 차량을 이용할 경우, 지리산 천은사를 검색해 천은사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일주문 방향으로 가다 보면 상생의 길 탐방로 입구가 나온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구례 공영 버스터미널에서 구례~천은사 버스 편을 이용, 천은사 주차장에서 하차한 뒤 동일하게 일주문 방향으로 이동하면 된다.

박연재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이번에 개방한 ‘상생의 길’은 30여년간 해묵은 난제였던 천은사 입장료 문제를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낸 상징물”이라며 “국민이 한층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리산국립공원을 찾을 수 있도록 탐방로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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