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세한도·품목 늘린다···中면세점 업계 '쾌재'
9일 중국 경제매체 증권시보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공산당중앙과 국무원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 방안'을 발표해 2050년까지 하이난을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고도 수준의 자유무역항으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방안엔 △하이난성 '무관세' 지역 지정 △내국인 1인당 면세쇼핑 한도 10만 위안으로 확대 △면세 품목 종류 추가 등 내국인 면세점 활성화 방안이 대거 포함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며 관광객이 줄어 면세점 업계가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중국은 13억 인구라는 광대한 내수소비를 하이난으로 끌어들여 면세점 업계를 살린다는 계획이다.
츠푸린 중국 하이난 개혁개발연구원 원장은 "면세 쇼핑은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발전시키고 국제관광소비센터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카드"라면서 "이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앞세워 중국 최대 규모 시장 우위와 내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이난성 면세 한도 확대 정책 기대감에 중국 유일의 전국 단위 면세점 사업자인 중국국제여행사(CITS)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0% 가까이 뛰었다.
◆글로벌 1위 면세점 유치 '안간힘'도
하이난성은 중앙정부 지원사격에 힘입어 글로벌 면세점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류츠구이(劉賜貴) 하이난성 당서기는 직접 글로벌 1위 면세업체인 스위스 듀프리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류 당서기는 지난 8일 "듀프리와 화상통화를 통해 하이난성과 듀프리가 실질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듀프리는 2014년 5위 사업자였던 미국 월드듀티프리(WDF)를 인수하면서 2위인 롯데면세점과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렸다. 지난해 영국 면세유통 전문지 '무디 다빗 리포트'가 발표한 '2018년 세계 면세점(매출기준)’ 순위에 따르면 듀프리(76억8700만 유로)가 1위를 차지했다. 롯데면세점(60억9300만 유로), 신라면세점(54억7700만 유로)이 그 뒤를 이었다.
◆ 7년새 6배 급증···하이난성 면세한도 변천사
중국은 지난 2011년 4월 하이난성을 국가 면세지구로 지정하고 내국인도 면세품을 살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후 자국 면세점 산업을 키우기 위해 지난 9년간 면세 한도와 대상, 품목 종류, 구매 방식 등과 관련해 수 차례 개선했다.
2011년 개설 초기 5000위안에 불과했던 면세한도는 8000위안(2012년), 1만6000위안(2016년), 3만위안(2018년)으로 6배가 늘었다.
면세 품목도 액세서리, 공예품, 손목시계, 향수 등 18개 품종에서 2015년 38개로 늘렸고, 2018년에는 일부 가정용 의료기기 상품을 추가했다. 또 면세 정책에 적용되는 대상 범위도 늘렸다. 애초 여객기 이용객에만 국한됐지만 기차, 여객선을 이용한 관광객도 포함됐다.
지난달부터는 59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비자 없이 하이난을 여행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3월 이후부터는 내국인이 하이난을 방문한 후 180일 동안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살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하이난성에서 면세 쇼핑을 즐기는 관광객도 8년 만에 8배 가까이 급증했다. 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하이난성 면세 쇼핑 이용객 수가 연인원 50만명에서 384만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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