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200조원을 돌파하면서 증권사들도 퇴직연금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계좌 수수료를 낮추고 각사의 퇴직연금 전용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등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IRP 수수료를 인하했다. IRP 수수료를 종전보다 0.05%포인트 낮춰 기본 수수료율을 연 0.20%(적립금 1억5000만원 초과)~0.25%(적립금 1억5000만원 미만)로 적용한다.
또 IRP 계약 2년 차부터 기본수수료가 20% 할인되고 11년 차부터는 기본수수료가 25% 낮아진다. 이에 따라 적립금 1억5000만원 이상 가입자가 11년 이상 가입할 경우 연 0.15%의 수수료율로 IRP를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국내 최저 수준이다.
또 영업담당자, 업무담당자와 바로 통화가 가능한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 업무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손쉽게 도움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대면업무처리가 어려워지면서 기업 내 퇴직연금 담당자들에게 업무 편의를 주기 위해 서비스를 오픈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개인형 퇴직연금계좌 가입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이벤트 대상자는 뱅키스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를 처음 개설한 고객이며, 커피 기프티콘과 상품권을 지급한다. 뱅키스는 비대면 또는 시중은행을 통해 한국투자증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화투자증권도 내달 31일까지 ‘힘내라 대한민국!’ 퇴직연금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는 기업들이 한화투자증권 퇴직연금 DC(확정기여)형에 가입하면 향후 1년간 발생하는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가입 대상은 대기업, 공기업 및 금융지주를 제외한 국내 모든 기업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투자업계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43조6000억원 수준이다. 은행(112조6000억원)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지만 금투업계 적립금은 최근 3년간 두 자릿수 증가 폭을 유지하며 크게 성장하고 있다. 또한 업계 적립금 규모 2위인 생명보험사(49조9000억원)와 격차를 크게 줄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은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향후 성장력만 두고 보면 매력도가 큰 시장"이라며 "2023년까지 약 300조원을 돌파할 것이 전망되는 시장이어서 앞으로도 많은 증권사가 고객 모시기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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