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vs금감원 갈등 반복]②70년간 반복된 정부-민간 감독 권한 갈등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형석 기자
입력 2020-06-19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2008년 이명박 정부 금융위 신설하며 표면화…갈등 심화시 금융시장 불안 초래 우려

공적 민간기구와 정부조직은 금융 감독 권한을 두고 70년간 갈등을 빚었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정부)와 금융감독원(민간)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금융권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 감독 권한을 양 기관에 애매모호하게 나눠 가지면서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3월 금융위원회 현판식에서 참석자들이 현판을 제막한 후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런 문제는 한두개 이어진게 아니다. 금융 관련 정책과 감독 권한을 두고 정부와 공적 민간기구는 70년간 줄다리기를 지속했다.

지난 1950년 제정된 한국은행법에서는 한국은행(한은)이 은행에 대한 감독과 검사·제재 권한을 모두 갖게 했다. 공적 민간기구인 한은이 금융 감독의 책임자였던 셈이다. 이후 1960년대에 군부정권이 들어서면서 금융 감독 기능은 재무부로 대거 넘어갔다. 이후 출범한 증권감독원과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 등 금융 감독 기관은 모두 재무부 산하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정부가 권한을 가져갔다는 의미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분위기는 다시 반전됐다. 금융 감독을 맡아온 관료들에게 책임론이 쏟아진 탓이다. 이후 정부는 흩어져 있던 금융 감독 기능을 통합해 새로운 공적 민간기구인 금융감독원을 신설했다.

금감원 위에는 합의제 행정기구인 금융감독위원회(금융위의 전신)를 만들었다. 관료들은 금감위에 사무국을 만들어 참여하는 데 그쳤다. ‘권력’은 다시 금감원이라는 공적 민간기구에 넘어갔다. 이후 금융정책은 정부가, 금융 감독은 민간이 맡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최근 양 기관의 충돌의 직접적인 원인은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조직 개편 때문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금융위를 신설하면서 금융정책 기능과 감독 기능을 총괄토록 했다.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감독 집행 권한을 위탁받는 방식이 됐다. 외환위기 이후 금감원이 갖던 금융 감독 권한을 정부인 금융위도 보유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조직은 뚜렷하게 분리했는데 권한은 애매모호하게 나눴다는 점이었다. 기관 및 임직원에 대한 제재 중 중징계 이상은 금융위 의결을 거치도록 했고, 경징계는 금감원장이 결정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두 기관의 갈등을 풀 수 있는 근본적 개편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갈등이 두 기관의 밥그릇 싸움에 그치지 않고 금융사나 금융소비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금감원은 금융위의 통제를 피하기 위해 DLF 사태를 일으킨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 중징계인 ‘문책경고’ 결정을 내렸다. 금감원은 금융위의 판단 없이 중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이번 징계에 지배구조법을 적용했다. 자본시장법을 적용할 경우 중징계는 금융위에서 최종 판단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은 금감원이 지배구조법을 확대해석했다며 은행이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결국, 금감원의 징계는 소송으로 확대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 기관에 권한을 분산해 민간과 정부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지속적인 양 기관의 충돌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하고 결국 소비자 보호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양 기관의 업무완 권한을 명확히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