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위원장은 서울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애초 판을 잘못 짰다"며 사용후핵연료의 공론화 파행의 책임을 정부에 넘겼다.
그러면서 "재검토위를 구성할 때부터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공론화가 진행됐다"면서 "탈핵시민계를 포함해 이해 당사자들이 포괄적으로 참여하는 논의 구조로 판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다른 재검토위원회 위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정 위원장을 재검토위 위원으로 추천했던 한국갈등학회 전 임원 2명이 참석했다.
정 위원장이 사퇴함에 따라 산업부는 위원회 운영 규정에 따라 나머지 위원 가운데 호선을 통해 새 위원장을 선출, 공론화 논의를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제가 공정성을 문제 삼아 사퇴한 마당에 나머지 위원 중 과연 위원장을 하겠다고 나설 사람이 있겠느냐"면서 "설혹 공론화 절차가 지금 현 체제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국민이 과연 수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산업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의견수렴 절차를 기존대로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또한 정 위원장이 재검토위의 공론화 과정을 '반쪽 공론화'로 평가한 데 유감을 표명했다.
정 위원장이 재공론화를 원전 정책 주관부처인 산업부가 아니라 대통령 직속 또는 국무총리 산하 기구가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한 데 대해선 "방사성폐기물관리법상 위원회 기능과 활동기한은 산업부 장관 소관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재검토위는 15명으로 출범했으나 2명이 사퇴했고, 2명은 장기 결석해 실질적으로는 정 위원장을 포함해 11명이 그간 회의에 참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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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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