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 부사장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교육자 집안의 일반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정 이사장은 이날 취재진들에게 “한국의 건강한 여성”이라면서 짤막하게 소개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정 부사장은 그간 현대중공업의 기반인 조선업을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지난 5월 자회사로 분리한 그룹의 로봇사업 부문인 현대로보틱스를 적극적으로 키운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조선업 시황이 좋지 않은 만큼, 정 부사장의 현대로보틱스 사업 성패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탓이다.

구현모 KT 대표(가운데 오른쪽)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부사장·가운데 왼쪽), 양사 관계자들이 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열린 전략적 투자 협약 체결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최근에는 KT로부터 500억원의 투지 유치에도 성공했다. 그간 현대중공업이 100% 지분을 보유하다가 KT에 10% 지분을 내주게 됐지만, 그만큼 공고한 협력관계로 스마트팩토리와 로봇사업 등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인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산업용로봇 시장은 2019년 487억 달러(약 56조7062억원)에서 2024년 756억 달러(약 88조286억원)로 연평균 9.2% 성장한다.
이런 가운데 정 부사장이 대표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최근 그룹 전체의 실적방어를 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조선·엔진 부문의 AS 사업을 주로 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713억원과 31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모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조선업 부진으로 실적이 깎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적자를 현대글로벌서비스가 메운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최근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정 부사장의 경영능력이 어느 정도 입증되고 있다”면서 “향후 로봇 분야 등 신사업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낼 경우, 그의 원톱 승계구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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