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7만원 고지를 넘어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하려는 수요에 더해 넘치는 유동성에 화폐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 금이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43% 오른 7만300원을 기록했다. 금 가격은 지난 13일 6만9900원으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14일, 15일 모두 7만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도 장중 한때 7만450원까지 치솟으며 2014년 한국거래소가 금거래소를 개설한 이후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금 가격은 이미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경기부진 우려로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당시 6만원선까지 올랐던 금값은 지난해 연말과 코로나19 폭락장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에는 증시가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며 가격이 더 올랐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위험회피(헤지) 수단으로서 금이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금융시장을 돌아보면, 코로나19 발 시장 충격 이후 위험자산군의 빠른 회복세가 나타나는 동시에 금 가격도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위험자산의 랠리가 전개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에 대비해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고자 안전자산인 금 투자를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에도 금 가격의 상승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에 따른 대응책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기 회복을 위해 전세계 국가들은 재정지출을 더욱 늘려나갈텐데 부채부담 완화를 위해서 금리 상승은 억제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로 갈수록 높아질 달러화 약세 압력도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