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통신 전문가들, 화웨이 장비 제거 결정에 우려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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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07-1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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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통신 전문가들이 2027년까지 화웨이 장비를 제거한다는 영국 정부 결정에 강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 뿐 아니라 2025년까지 전역에 기가비트 수준의 광대역을 구축하려는 영국 정부의 목표도 늦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지난 14일 하원에 출석해 화웨이에 관한 영국 정부의 결정을 발표하면서 화웨이 장비 제거에 약 20억 파운드(약 3조 290억원)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실제 통신사들 치러야 할 대가는 그 이상이 될 전망이다. 3G, 4G, 5G 네트워크에 구축된 화웨이 장비를 드러내고 비싼 장비를 새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드레아 도나(Andrea Dona) 영국 보다폰의 네트워크 총괄은 화웨이 통신 장비를 대체하는데 수십억 파운드를 쏟아 부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또한 화웨이 장비 제거로 영국의 당초 5G 계획도 틀어질 전망이다. 먼저, 5G 구축은 최소 2~3년 지연이 불가피하다. 장비 제거 및 구축에 따른 시간 낭비가 이유다. 자연스레 2025 년까지 기가비트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모두를 위한 기가비트(gigabit-for-all)' 정책 역시 미뤄질 전망이다. 현재 구축되는 장비의 납품은 화웨이와 노키아로부터 받고 있는데, 화웨이를 배재하게 될 경우 노키아로부터만 장비를 공급받아야 돼 노키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리서치 회사 어셈블리(Assembly) 창립자 매튜 하윗(Matthew Howett)은 “지금까지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체리 피커처럼 주요 도시 지역에 5G 구축에 열을 올려왔지만 이번 영국 결정으로 (도시가 아닌) 다른 지역의 5G 구축이 지연될 것이다"고 말했다.

영국 이통사 보다폰(Vodafone), 쓰리(Three), EE는 모두 화웨이 장비에 의존하는 5G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다른 벤더의 장비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국 통신사들은 지난 주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화웨이 장비 비중을 낮추라는 정부의 지침에 대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워드 왓슨 B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과 관련 "이는 말 그대로 5G 전국망은 물론 4G와 2G 고객들에게 블랙아웃을 불러올 뿐"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아 도나 영국 보다폰의 네트워크 총괄도 2023년까지 화웨이 장비 비중을 낮추라는 정부 지침을 따를 경우 보다폰은 며칠간 고객들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 오누라 영국 노동당 의원 겸 그림자 내각 장관은 영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정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화웨이는 영국 휴대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에 이어 3번째로 큰 제조업체이다. 2018년에만 250만대 이상의 휴대폰을 영국에서 판매했다. 통신업계는 영국 정부의 제재가 화웨이의 휴대폰 판매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국립사이버보안센터(NCSC)는 "영국 정부의 결정은 영국 내 통신망에 있는 화웨이 장비와 관련이 있다"며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화웨이 기술에는 직접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영 매체 BBC 테크놀로지 담당 데스크 에디터인 레오 켈리온(Leo Kelion)은 지난 14일 기명 칼럼을 통해 "결국 영국 정부의 화웨이 철회 결정에는 영국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체결하고 싶어 하는 점,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 및 홍콩 이슈를 둘러싼 중국과의 긴장 고조 등이 적용 된 것으로 보았을 때, 보안 관련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로부터 일어난 일이라고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 로고[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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