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긴급유동성 풀었더니…상반기 예금 '109조'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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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 은행권의 수신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었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된 여파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 수신 규모는 1858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108조7000억원 급증한 수치다. 상반기 기준으로 은행 수신이 이처럼 빠르게 증가한 건 이번이 최초다.

월별로는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월 35조9000억원 급증했다. 이외 3월에는 33조1000억원, 5월에는 33조4000억원이 각각 늘었다. 감염자 수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됐던 6월에는 18조6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은행의 기업·자영업자 대출은 총 77조7000억원이 늘었다. 가계 대출도 40조6000억원 증가했다.

가계·기업 대출이 118조3000억원 늘어나는 사이, 은행 수신은 108조7000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늘어난 은행 수신 108조7000억원 중 107조6000억원이 수시입출식 예금이다. 반면 정기예금은 같은 기간 2조3000억원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크게 늘어난 수신을) 결국 급격히 증가한 대출과 연동해 보는 시각이 많다”며 “가계나 기업 등이 위기 상황을 맞아 일단 대출을 받아 현금을 확보했지만 막상 쓰지 않고 예금으로 쌓아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저축이 급증하는 것은 현재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치솟는 저축률이 전 세계 중앙은행에 정치적인 딜레마를 제기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가계 저축이 급증하면서 정부·중앙은행이 앞으로 통화·재정정책을 어떻게 구사해야 하는지 난감하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