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누나의 폭로 "빌어먹을 트윗, 모두 거짓말...가짜 뉴스와 잔인함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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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8-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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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D-73' 친누나 폭로에 트럼프 '악재'...전당대회 '가족 강조 전략' 원천 봉쇄

  • "도널드는 자기만 알아...전혀 준비성 없고 모든 것에 원칙 없는 엉터리 투성이"

판사 출신인 메리앤 트럼프 배리가 동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한 녹취록이 미국 대선을 70일 남짓 앞두고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녹취록에서 메리앤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는 가짜뉴스와 잔인함만 있다고 비난하면서 대학 입학 대리시험에 대한 증언을 내놨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누나인 메리앤 트럼프와 조카 메리의 대화 녹음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배리는 그간 동생에 대한 언급을 피해 온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누나는 아주 존경 받는 판사"라고 언론에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메리앤 트럼프 배리(오른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는 자기만 알아...빌어먹을 트위터와 거짓말만 해"
1937년생으로 트럼프보다 9살 손위 누이인 메리앤 트럼프 배리(83)는 1983년 미국 뉴저지주 지방법원 판사로 임명돼 활동한 후 1999~2019년에는 미국 연방법원 판사를 역임했다.

이날 메리 트럼프가 WP에 제보한 해당 녹취록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15시간에 걸쳐 고모인 메리앤과 대화를 나누며 몰래 녹음한 내용의 일부다.

메리는 이를 토대로 지난달 14일 출간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폭로록안 '차고 넘쳐도 결코 만족을 모르는: 어떻게 우리 가족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을 만들어냈나?'를 저술한 것으로 추정된다.

녹취록에서 메리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모든 것이 엉터리(phoniness)", "원칙이 전혀 없다(none, none)"라면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메리가 회고록에서 "삼촌 삶의 방식은 사기(cheating)"라고 비판한 지점과 맞닿아있다.

배리는 "트럼프는 빌어먹을 트위터와 거짓말만 한다"면서 "내가 너무 노골적으로 말하는 것 같지만, 걔는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 말 바꾸기에 준비성도 없고 거짓말까지, 빌어먹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의 조카 메리는 "삼촌이 스스로 이룬 것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트럼프의 누나 배리는 "몰라, 한 5번은 파산했지"라며 "도널드를 믿을 수가 없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자신의 성취를 늘어놓기에만 바빴다고 꼬집으며 "도널드는 자기 자신만 안다(Donald's out for Donald)"라며 "내 장례식에선 형제들이 아무 말도 안 했으면 좋겠어, 특히 도널드 말이야"라고 비꼬았다.

녹취록에서 배리는 트럼프의 이민자 정책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가 강경한 반 이민 정책을 추진해 멕시코 국경에서 어린아이들을 부모와 떨어트려 놓았던 것에 "잔인하다"면서 "걔는 내가 이민에 대해 낸 의견을 안 읽어봤을 거야"라고 평가했다.

배리는 연방판사 재임 시절 자신이 맡았던 사건에서 망명 신청인을 함부로 대한 다른 판사를 질책하기도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민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어쩌면 누나를 국경 지역으로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출처=유튜브/CNN]
 
'대선 D-73' 친누나 폭로에 트럼프의 '가족 강조 전략' 원천 봉쇄
대선을 앞두고 메리 트럼프가 WP에 해당 녹취록을 공개한 데에는 미국 백악관 측이 메리의 책에 대해 아무 증거가 없다면서 "터무니없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회고록으로 큰 논란이 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대학 입학 대리시험 의혹에 대한 증거로 메리는 2018년 11월 1일 당시 배리와의 대화를 제시했다.

배리는 "내가 그 애 숙제를 대신해줬고, 대학에 넣으려고 운전을 해서 뉴욕 여기저기를 데리고 돌아다녔다"면서 "포드햄대학을 다닌 뒤 다른 사람이 시험을 치게 해서 펜실베이니아대에 들어갔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학 진학을 자신이 도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메리가 "다른 사람한테 입학시험을 보라고 대신 시켰다니 말도 안된다"고 되묻자, 배리는 "대학입학 자격시험(SAT)인지 뭔지 뭐든 나는 그렇게 알고 있다"면서 "그 사람 이름도 기억해, 바로 조 셔피로"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WP는 "지금까지 메리 이후로 트럼프 가족의 일원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녹취록에서 둘 사이에는 깊은 반감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신문은 해당 녹취의 법적 문제에 대해 미국 뉴욕주 법에 따르면 대화 당사자가 상대방과의 대화를 몰래 녹취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전했다.

CNN은 23일 "배리의 견해는 트럼프를 잘 아는 다른 사람들의 앞선 폭로와 전적으로 일치한다"면서 "이번 폭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성품과 도덕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으려는 민주당의 선거 전략에는 호재지만,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가족을 대거 등장시켜 자신이 '따뜻한 사람'(empathetic man)임을 강조하려던 트럼프의 전략에는 악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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