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우려 지역에서 집회 금지"…박형순 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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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08-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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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의 법안 <8>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집시법 개정안

코로나19가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를 기점으로 재확산하자 더불어민주당이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이원욱 의원은 지난 21일 이른바 '박형순 금지법'을 대표발의했다. 광화문 집회 금지 처분 집행정지를 인정한 박형순 판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이 법안은 감염병 확산 조치가 내려진 곳에서 집회나 시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이다.
 
"국민 생명권 보장, 감염병 우려 지역 집회 시위 원칙적 금지"

현행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해산된 정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회 또는 시위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에 한해서만 집회 및 시위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집시법 개정안은 여기에 '감염병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교통 차단 내지 집합 제한 금지가 내려진 지역,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재난 사태가 선포된 지역 내에서의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도록 추가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제안이유에서 "국가 재난 상황이어서 신속한 재난 복구를 위해 사회적 질서 유지가 더 시급한 경우이거나 불특정 다수의 국민의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내려진 경우에도 집회나 시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에 이를 신설하여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통해서 허용되도록 하고자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이 의원을 비롯, 민주당 소속 황희·강병원·전용기·김민기·장경태·정춘숙·김철민·김영진·최종윤·윤후덕 의원 등이 발의에 참여했다.
 
"집회의 자유, 헌법상 보장…판결 마음에 안 든다고 입법을 하나"

해당 개정안을 두고 여러 논란이 일고 있다. 집회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데, 기본권을 제약하는 문제와 공공의 안전을 보호하는 문제가 상충하기 때문이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코로나19 관련 법은 숙려기간을 두지 않고 상임위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법안에 대해선 이런 문제를 두고 이견이 나온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집회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것이고 제한 사유가 없으면 허가를 해야 하는 식으로 운용되고 있다"며 "집회의 자유라는 가치가 훨씬 더 소중한 것인지, 아니면 집회가 열려서 공공의 건강이나 안전이 침해될 수 있는 가능성을 더 우선 보호해야 될 것인지 여러 가지 복합적 문제가 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 문제는 더 신중하게 논의돼야 할 걸로 생각한다"면서 특히 "그 결정을 한 판사 이름을 따서 판결을 공격하고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그런 행태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특히 최근 전대에 출마,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이 의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입법부에서 사법부의 판결이 마음에 안 든다고 그런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아예 입법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면서 "사법부의 판결이 마음에 안 든다고 행정부에서 장난을 쳐서 일어난 사건이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 아니냐"고 물었다.

진 전 교수는 "광복절 집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아니었더라도 대량확산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광화문 집회와 상관없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확진자들은 광화문 집회의 기를 받아서 텔레 감염된 건가"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전광훈이야 잘못한 게 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애먼 판사한테 좌표를 찍는 건 또 뭐하는 짓이냐. 그게 민주당 차원의 바이러스 감염 방지 대책이냐, 머리 빈 대깨문들한테나 통할 꼼수를 어디에 들이대는 건지. 의원 입법이 대통령 경호활동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의원도 "당연한 비판을 좌표찍기라고 주장하는 진씨에게 과연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박형순 판사의 그릇된 판단이 낳은 지금 상황이 보이지 않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지금 진씨 당신은 온라인상의 김문수인지 모른다"며 "만약 당신이 비판하려는 대상이 진보진영의 몇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비판하라. 애꿎은 진보진영 싸잡지 말고. 우리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사법권을 수호하는 것처럼 하지 말라"고 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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