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택을 나와 성북보건소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전 사회적인 공포 속에서 수많은 고비들이 있었지만, 결국 코로나19 확산을 완벽히 잡아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감염병이 창궐하면서 정치권은 사태 책임을 놓고 여전히 서로를 향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는 “과거 일시적 제한적 전염병의 컨트롤 타워가 의료계였다면, 세기적 역병인 코로나19 전염병의 컨트롤타워는 결국 정치의 영역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 총선을 전후로 극에 달했던 정치권의 코로나 책임 공방은 최근 들어 전광훈 사랑제일목사 등 일부 기독교 신자들의 광복절 집회를 계기로 다시 붙이 붙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각종 회의 등 공식 성상에서 연일 방역 조치와 관련해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한국 교회 주요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날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청와대 측은 충돌까지는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관련 발언들의 수위는 상당히 높았다.
문 대통령은 ‘적반하장’, ‘음모론’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교회의 이름으로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방역 조치 방해 행위를 정면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일부 교회에서는 대면 예배를 고수하고 있다. 저는 대면 예배를 고수하는 일부 교회와 교인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했다.
이에 기독교 측은 “정부 관계자들께서 교회와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은 “교회 예배자 중에 감염자 많이 나오게 돼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먼저 대통령과 언론이 기독교의 특수성을 이해했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이들에게는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면서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서 크게 놀랐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회장은 “국민의 절반 이상이 종교인”이라며 “지금까지 나라와 민족을 위한 여러 역할은 물론 실제적인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을 존중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전염병에 ‘남 탓’은 오랫동안 정쟁의 단골 소재였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은 집권여당을 비난했었다. 당대표는 문 대통령이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는 분명 국가적 절체절명의 위기”라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국민을 단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행동이 위기 극복의 기본적 방향과 부합하는지를 돌아볼 때”라고 지적했다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은 생물학적이고 보건의료적 사건인 동시에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현상”이라며 “개인 반응조차 인종주의, 식민주의, 신자유주의 등 사회경제 체제 또는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감염병의 정치경제란 단지 감염병에 영향을 주거나 영향을 받는 정치적 또는 경제적 요인이라 는 의미를 넘는다”면서 “감염병 발생부터 유행과 확산, 대응, 결과와 영향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만나는 감염병을 둘러싼 현상과 사건은 병원체와 비인간, 사람, 사회의 심층 구조로부터 ‘발현’한 총체적 결과”라고 설명했다.
“오늘 우리가 방문한 목적은 질병관리본부에 대해서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지금은 책임을 따질 때가 아니다. 국민이 더 걱정하지 않도록 추가 감염자의 확산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할 때다.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자격으로 2015년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해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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