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 어느 여름 날. 한반도 남녘의 젊은이들은 이 구호에 홍역을 앓았다. 남과 북의 기성세대를 대신해 청년학생들이 통일과 미래를 열어 보자는 '남북학생회담'. 그 취지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당시 노태우 정권은 이를 막으려 했지만 그럴수록 청년학생들의 가슴은 타올랐다. 기자 역시 남과 북의 학생들이 판문점에서 만나 눈물 흘리는 장면을 상상하며 가슴이 뜨거웠다. 적어도 한반도 남녘 땅에서는 그랬다. 그리고 당연히 북녘 땅 사람들도 그럴 줄 알았다.
최근 연평도 해역에서 월북을 시도한 40대가 북한 군인들에 의해 사살됐다. 경비정으로 끌어올려 6시간을 데리고 있다 갑자기 총을 쏜 모양이다.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냉혹함과 잔인함에 말을 잇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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