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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급매 급증...집값 하락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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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09-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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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전 호가보다 낮으면 급매...실거래가는 신고가 속출 여전

서울의 아파트[사진=㈜연합뉴스]

서울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급매물이 속출하는 것은 집값 하락의 시그널로 보지만, 지금은 급매물에도 실거래가를 뛰어넘는 호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에 집값은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중개업소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급매물은 3920건으로, 일주일 새 184건이 증가했다. 중개사법 개정으로 허위 매물을 못 올리게 된 지난달 23일 3499건에 비해 500건 이상 증가한 수치로,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시·군·구로 보면 서초구가 374건에서 401건으로 일주일 새 27건이 늘며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송파구(292건), 양천구(235건)가 각각 21건씩 늘어 뒤를 이었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3구 지역의 급매물이 늘어난 모습이다.

아실은 공인중개사들이 네이버부동산 등 인터넷에 매물을 '급매물'로 표기한 곳을 기준으로 매일 급매물 현황을 취합해 통계를 내고 있다.

그런데 현재 급매물은 실제 가격이 떨어진 게 아니라 호가가 조금 조정된 수준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고가 대비 오른 금액에서 소폭 조정만 있어도 급매물 표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계상 가장 많은 급매물이 나온 단지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의 전용면적 79㎡(12층) 매매물건은 이날 22억3000만원에 올라와 있다. 이는 지난 24일 올라온 호가보다 1000만원이 내려간 금액이다. 그러나 이 단지 해당 평형의 직전 신고가인 22억원보다는 3000만원이 비싸다. 

인근 B공인중개사는 "급매는 가장 작은 평수로 한 건 나왔다가 바로 거래됐다. 그 매물도 호가보다 떨어졌다는 거지 실제로는 실거래가 수준인 20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며 "집값은 떨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급매물이 둘째로 많은 단지로 꼽힌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1단지'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전용 60㎡가 급매로 11억8000만원에 올라왔는데, 이는 전고점인 10억8000만원(16층)을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현재 이 면적의 호가는 12억원에 달한다. 

물론 전고가 대비 떨어진 급매물도 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2단지 전용 65㎡의 경우, 호가가 전고점인 15억500만원(14층)보다 낮은 14억9000만원(15층)에 급매물이 올라왔다. 하지만 집값이 큰 폭으로 조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내년 7월부터 양도세·종부세 강화 정책이 예고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매매 물건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이 추세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세금 중과를 비롯해 증여 정리가 안 된 법인 다주택자 물건, 임대사업자 물건 등이 계속 나온다는 데에는 업계 이견이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매매 물건이 계속 쌓이면 호가 하락 경쟁이 일어나면서 집값도 떨어지는데 수요자가 매물을 소화하면 호가는 도리어 계속 오른다"면서 "전반적으로 시장에서 거래는 줄고 고점 경신이 계속되고 있다. 매도자들이 가격을 크게 낮출 요인이 없다. 집값 상승 추세는 변한 게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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