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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사진=AP·연합뉴스]
결국 바이든 후보는 핵심 경합 주로 꼽히던, 선거인단 수가 비교적 많은 위스콘신(10명), 미시간(16명)에서 연달아 역전에 성공하면서 승리에 가까워 졌다. 2020년 미국 대선은 과거 어느 대통령 선거보다 치열했다. 미국 대선에서 표를 행사한 미국인은 최소 1억5980만명으로 추산된다. 역대 최대다. 2016년 대선 당시보다 무려 2300만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전체 투표율은 무려 66.8%에 달한다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사전투표 참여율이 높다. 현장투표와 우편투표를 합친 사전투표자 수도 총 1억명을 넘어섰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 후보로 공식 지명되기 전부터 쭉 우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초만 해도 대선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미국의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고용도 '완전고용'에 가까울 만큼 양호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양측의 지지율은 4%포인트(p)까지 좁혀졌었다.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48.2%를 기록하면서 44.2%를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짝 쫓기고 있었다. 지지율에서는 뒤졌지만, 만약 선거가 치러진다면 2016년처럼 주요 경합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들불처럼 번지면서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무시했으며,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았다. 대통령의 이런 행보가 미국의 보건상황을 최악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지지율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인종차별 시위도 지지율에 타격을 줬다. 지난 5월 25일 미네소타주에서 백인 경찰이 46세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압박해 결국 숨지게 하면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전국에서 발생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하면서 바이든 대세론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바이든 후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을 도와 오바마 케어, 경제부양책, 금융규제법 등을 제정하는 데 앞장선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2008년 대선 레이스 당시 ‘조바마(Joebama)’, ‘오바이든(Obeiden)’같이 두 사람의 이름을 조합한 별명이 붙을 정도로 환상의 궁합을 보여줬다. 부통령 재임 당시 보여준 공화당과의 협치와 중도층 포용은 바이든 후보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바이든 후보는 유세 초기부터 “미국 사회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트럼프 대통령 집권으로 분열된 나라를 다시 결속시키겠다”고 강조했다.
1942년 11월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태어난 바이든은 1973년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정치 생활을 시작했으며, 무려 2009년까지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냈다. 바이든의 대선후보 경선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1988년, 2008년)였으며, 2020년 처음으로 후보자로 지명됐다. 2021년 1월에 취임하게 된다면 바이든 후보는 78세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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