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석열 자중하라”…정세균, 바이든 정신 앞세워 대권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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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20-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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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3월 대권 도전 가능성?…"그때 보시죠"

정세균 국무총리가 취임 300일을 맞아 지난 10일 세종시 세종공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는 '한국의 바이든'이 될 수 있을까. 이른바 ‘정세균 대망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시대정신인 통합과 포용을 주목하면서 정 총리의 리더십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한 정 총리는 좌우 분열 정치를 끝낼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취임 전부터 ‘경제 총리’가 되겠다고 한 그는 여권 내 유일한 경제통 대권주자다. 헌정사상 첫 국회의장 출신인 정 총리는 지난 8일로 취임 300일을 맞았다. 

최근엔 여야 의원들과 식사 정치를 재개하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총리의 발걸음이 빨라짐에 따라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로 굳어지던 여권 대권 레이스에 본격적인 변화의 조짐이 일 전망이다.

◆丁총리, 바이든 정신 강조한 까닭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차기 대권주자로 야권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부각되고, 여권에서는 정세균 총리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정 총리는 지난 10일 진행된 광주KBS 특별대담에 출연해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지금의 책무가 무겁고 그 일을 제대로 감당하기에도 바쁘다"라고 답했으나, ‘내년 3월에 어떤 말을 할 시간이 다가올 것으로 보는가’라고 질문하자 “그때 보시죠”라고 답하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진행된 취임 3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총리직은 책임이 막중한 만큼 이 일을 감당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 주어진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으나,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를 언급하며 기대감을 일으켰다.

정 총리는 이날 “미국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이 당선됐는데, 미국인들이 바이든을 선택한 시대정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그것은 바로 ‘통합과 포용이 아닌가’ 한다. 분열이나 불안정, 또 대결과 반목을 물리치고 치유와 통합, 실용과 포용의 길을 제시한 바이든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시대정신’”이라며 “바이든은 품격 있는 정치인이며, 안정감 있고 경륜이 풍부해 포용의 정치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매우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평소 포용과 통합의 정신을 강조해온 정 총리가 바이든 당선인을 빗대 대권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국 승리하는 것은 시대정신과 경륜에 있다고 강조하며, 대권 의지에 방점을 찍은 것과 같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총리·경제 총리…지지율 확보 과제

또 이날 정 총리는 갈등이 극에 달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을 두고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하며 존재감을 한층 과시했다.

정 총리는 “간접적이지만 내각을 통할하는 입장에서 윤 총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좀 자숙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가족과 측근들이 어떤 의혹에 따라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지 않으냐, 자숙할 필요가 있다”고 일갈했다.

추 장관을 향해서는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며 “사용하는 언어도 좀 더 절제된 언어였으면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고위공직자의 직무수행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의 대권 도전은 사실상 정치권 내에서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정 총리 사람들이라고 불리는 SK계 주축 의원 모임인 '광화문포럼'은 지난달 50명 이상으로 세를 확장하고 매월 공부모임에 나섰다. 다방면의 주제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으로 알려졌으나, 정세균의 싱크탱크로 불리고 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를 총괄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이끌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방역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K방역을 선도하고, 내부적으로는 방역과 일상을 조화롭게 유지했다는 평가다.

또 ‘경제총리’ 타이틀에 맞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분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경제성장률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지지율과 핵심 지지층이 다소 약하다는 점은 향후 숙제가 될 전망이다. 정 총리 측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정 총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적지만, 팬덤도 약해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총리의 대권 선언이 가시화되고 개각 시기가 맞물린다면, 총리 교체는 내년 2월께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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