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있은 4회차 행복건축학교 강의에서는 포스트 코로나에 걸맞은 인테리어,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 등이 두루 소개됐다. 알파룸·베타룸 등 분할공간과 집에 들어서자마자 세면대에서 손을 씻을 수 있는 '클린존'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강의를 맡은 아키텍처 디자인 회사 '스테이지E2'의 박은경 본부장은 "밀레니얼 세대에 소구하기 위해서는 트렌드에 민감해야 한다"며 "지금은 가벽을 이용한 공간분할이 대세"라고 했다.
이어 "드레스룸 안에 서재를 만들고, 거실 일부를 서재로 쓰기 위해 소파를 중앙에 세팅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고도 했다.
방을 만들 때 쉽게 헐고 세울 수 있는 가벽을 이용하는 까닭은 급변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함이다. 코로나19가 갑작스레 닥친 것처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박 본부장의 생각이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타깃하기 위해서도 공간분리는 중요한 요소다. 좁은 공간도 원룸으로만 쓰기보다는, 복층이나 가벽 등을 활용해 분리하는 것이 트렌드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박 본부장은 "젊은이들에 복층을 선호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밥 먹는 공간이 침실인 게 싫다'고 하더라"며 "여의치 않으면 침대공간을 조금 높게 해서 분리된 느낌을 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노원역 큐비스트 빌딩'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크게 이슈가 됐던 곳"이라며 "원룸이지만 발코니가 있고 1층에서는 집주인이 카페를 운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룸에 살지만 내집자랑을 하고 인테리어를 하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최근 유행을 타는 컬러와 소재도 주목을 끌었다. 박 본부장은 "전반적인 채도를 떨어뜨리고 주방가구에 컬러를 넣어 포인트를 주는 게 대세"라며 "클래식 블루와 아보카도 컬러의 인기는 앞으로도 4~5년간 계속될 것 같다"고 했다.
또 "과거에는 유광이 인기였지만 요즘 대세는 무광"이라며 "번쩍거리는 대리석 타일이 인기였다면, 최근 들어 포세린 타일이 힘을 얻고 있다"고도 했다.
박 본부장이 언급한 '클래식 블루'는 글로벌 색채 연구소 '팬톤'이 선정한 올해(2020년)의 컬러다. 매년 시대상을 반영한 컬러가 새로 나오며, 한 달 뒤면 2021년 컬러가 공개된다.
집주인들이 실속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챙기기 시작하면서 벽지를 바르는 대신 친환경페인트를 칠하는 곳도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벽지보다 단가가 높지만 보수할 때 비용이 적어 종합적으로는 훨씬 경제적이란 것이다.
박 본부장은 "요즘 DIY 페인트가 잘 나오기 때문에 한 면만 페인트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선호 대상"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거실에 다운라이트(천장에 작은 구멍을 뚫고 그 속에 광원을 매입하는 조명 방식)를 쓰거나, 작은 집 주방에도 아일랜드식 구조를 도입하는 케이스가 두루 소개됐다.
박 본부장은 인테리어에 대한 편견 등을 바로잡는 시간도 가졌다.
그는 "흔히 인테리어는 시공 끝단에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코어(계단 및 엘리베이터) 위치를 잡을 때부터 인테리어를 고려하지 않으면 시공오차가 생긴다"며 "특히 전기·설비 위치 등은 초반부터 계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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