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증권가에서 '연봉 30% 인상설'이 화제로 떠올랐다. 올 한해 중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인 데다가 주식등록제 개혁 등에 힘입어 기업공개(IPO) 시장도 활성화 돼 증권업계는 '돈 잔치'를 벌였다.
19일 중국기금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는 중신건투와 선완훙위안 증권사 직원 연봉이 일제히 30%씩 올랐다는 소문이 퍼졌다. 또 하이퉁증권도 최근 연봉을 상향 조정했는데, 특히 투자은행(IB) 사업부 직원들 연봉이 최대 폭으로 올랐다고 했다. 대졸 초임 연봉도 3만6000위안(약 610만원)으로 인상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궈타이쥔안증권도 IB 사업부문 직원들이 연봉을 30% 인상한다는 통지를 받았고, 중금공사(CICC)도 글로벌인베스트먼트(GI) 부문 연봉을 브로커리지 부문과 동일한 수준까지 높였다고 한다.
이들 모두 중국 증권가 ‘톱 10’에 드는 대형 증권사들이다. 특히 연봉 인상 대상은 IB 사업 부문에 집중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 아마도 IB 사업 부문 연봉이 오를 것 같다”며 “최근 주식등록제 발행 이후 IB 부문 프로젝트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IB 업계가 워낙 호황이라 회사 차원에서 우수 인력을 붙잡기 위해서라도 연봉을 인상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올 한해 중국 IB 업계는 '돈 잔치'를 벌였다. 중국증시 강세장 속 주식발행 등록제(注冊制) 개혁이 확대 시행된 데 따른 결과였다.
주식발행 등록제는 현행 인가제와 달리 상장 예비기업들이 필요한 서류만 제대로 제출하면 거래소에서 검증하고 20거래일 이내 증감회 등록절차를 거쳐 바로 상장하는 것이다. 그동안 기업들이 증감회로부터 상장 승인 인가를 받기 위해 길게는 수년씩 대기해야 했던 것과 비교된다.
등록제는 지난해 7월 출범한 ‘상하이판 나스닥’ 중소 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커촹반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올해 8월 말부터는 '선전판 나스닥' 촹예반에도 도입됐다.
덕분에 기업들의 중국 증시 입성이 줄지었다. 올 들어 11월 초까지 이뤄진 IPO 건수만 316건으로, 지난해 전체 202건보다 50% 이상 많다. 같은 기간 IPO 자금조달액도 3929억7300만 위안으로, 지난해 전체 2533억6700만 위안을 훨씬 웃돈다.
IPO가 활발히 이뤄지면 증권사들로선 비상장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려 투자 수익을 확대하려는 동기가 생긴다. 상장 후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한층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증권사가 상장주간사를 담당하면서 받는 수수료 수입이 늘어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둥팡차이푸 초이스에 따르면 중국 IB 부문 '톱3' 증권사인 중신증권, 중신건투, 하이퉁증권의 옫 들어 3분기까지 IB 사업부문 누적 순익만 각각 44억9300만, 39억4500만, 38억6900만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모두 50% 이상씩 올랐다.
중국 당국이 조만간 등록제를 상하이, 선전 메인보드 증시에서도 확대 시행하면 증권사들의 실적은 더욱 급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그동안 브로커리지 수입에만 의존했던 중국 증권사들의 IB 사업이 확대돼 경쟁력도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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