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 출시를 기점으로 알뜰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자급제폰과 알뜰폰의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조합을 선택하는 고객이 크게 늘면서 알뜰폰 시장 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업계는 가입자 비중이 40%에 달하는 이동통신 3사의 알뜰폰 자회사 주도로 알뜰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2 출시 이후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대한 고객 관심이 높다.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은 아이폰12 출시 이후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LTE 무제한 유심 요금제 가입자가 지난달 대비 27% 증가했다. 헬로모바일의 신규 가입자 중 90% 이상이 LTE 가입자다.
다른 알뜰폰 업체들도 아이폰12 특수를 누리고 있다. KT엠모바일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1일까지 고용량 LTE요금제의 일평균 신규 가입자가 아이폰12 출시 전에 비해 47% 증가했다. 에넥스텔레콤 역시 가입자 수가 아이폰12 출시 이전보다 2배 늘었다.
아이폰12 구매자를 중심으로 알뜰폰 LTE 요금제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데에는 5G 스마트폰으로도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게 된 정책적 배경이 한몫했다.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공시지원금이 타 기기에 비해 적은 아이폰의 특성도 작용했다. 최대 190만원에 이르는 단말 구매가격을 낮추려면 통신사를 통한 할부구매 대신 쿠팡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카드할부 혜택 등을 받고 구매하는 게 유리하다.
이에 따라 알뜰폰 업계도 아이폰12 구매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KT엠모바일은 아이폰12 출시를 맞아 아이폰 24개월 파손보험을 지원하는 고용량 데이터 요금제를 새롭게 선보였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성과관리 시행계획에서 밝힌 정책 목표 중 하나로 알뜰폰 가입자 중 LTE와 5G 가입자 수 비중을 올해 말까지 54%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알뜰폰 시장을 키워 통신비를 인하하는 효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알뜰폰 시장이 LTE 중심으로 커지면서 정책 목표도 순조롭게 달성했다. 과기정통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 중 LTE와 5G 가입자 수는 434만4082명으로 전체 알뜰폰 가입자의 58.9%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49.3%에서 9.6%P 상승한 수치다. 업계에선 알뜰폰 가입자 중 LTE와 5G 가입자 수는 올해 말까지 전체 알뜰폰 가입자의 60% 중반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알뜰폰 시장은 이통3사의 6개 자회사가 이끌어가는 구도로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알뜰폰 가입자가 성장세를 타자 이통3사 자회사들이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이통3사의 가입자 점유율은 37.4%에 불과하지만 매출은 65%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2 출시 이후 가입자가 늘고는 있지만, 이통3사 자회사에 비해 마케팅 여력이 녹록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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