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이번 달 들어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지만, 11월 마지막 거래일에는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쏟아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71.73p(0.91%) 내린 2만9638.64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16.72p(0.46%) 하락한 3621.63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7.11p(0.06%) 떨어진 1만2198.7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요 지수는 하락했지만 11월 한달로 보면 상승 질주를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이번 달 들어 11.8%가량 오르면서 1987년 1월 이후 약 33년 만에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0.8%, 나스닥지수는 11.8% 뛰어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시장에 청신호가 들어온 데는 이달 들어 코로나19 백신 관련 낭보가 잇따라 나온 게 영향을 미쳤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다면 향후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경기순환주가 뚜렷한 강세를 보이면서 증시를 밀어 올렸다.
그러나 이날은 11월 한 달간 주요 증시가 기록적으로 오른 것에 대한 부담 등으로 상승 질주를 멈추고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쏟아졌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지난 한 달간 랠리에 대한 차익실현 수요로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내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긍정적인 시장 상황이 당분간 유지될 수는 있지만, 현 수준에서 일부 조정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오펜하이머 에셋 매니지먼트의 존 스톨츠푸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현재 랠리의 강도와 기간은 시장이 현 수준에서는 일정 정도 되돌림에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가 중국 기업을 추가로 블랙리스트에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의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SMIC와 중국해양석유(CNOOC) 등을 규제 대상 블랙리스트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미국 투자 유치가 제한을 받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고조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등장했다.
이번 조치는 내년 1월 퇴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강경책을 확실히 하는 동시에 조 바이든 당선인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이 담겼다고 로이터통신은 풀이했다. 또 중국 정부가 군사적 목적으로 민간 회사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봤다.
중국 당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조치가 국가 안보를 핑계로 중국 기업을 제재하려는 의도라는 것.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내 중국 기업의 투자 경영을 위해 공정하고 차별 없는 환경을 제공하길 바란다"며 "우리는 이런 정치적인 조처에 대해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내년 1월 정권이 바뀔 예정인 만큼 이런 조처가 이전만큼 시장에 큰 불안을 야기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는 1.00% 내린 3492.54로 거래를 종료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42% 밀린 5518.55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0.33% 빠진 1만3291.16에, 영국 FTSE지수는 1.59% 떨어진 6266.19로 각각 마감했다.
국제유가도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0.4% 하락한 45.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76% 빠진 47.40달러를 가리켰다.
금값도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7.20달러) 밀린 1780.90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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