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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터진다" "상식파괴"…검찰 '기이한 술접대 계산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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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0-12-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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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산수>
강남구 청담동 술자리 총비용 536만원 - 밴드·유흥접객원 비용 55만원 = 481만원
481만원 ÷ 5인(김봉현 + 전관 변호사 + 11 PM 이석한 검사 2인) = 96만2000원
96만2000원 < 100만원
∴ 11 PM 이석한 검사 2인은 불기소                                                                                  출처=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검사 술접대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연루 검사 1명을 기소하며 사건을 마무리했지만 오히려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함께 접대를 받은 나머지 검사 2명은 수수금액이 96만원뿐이라며 기소 대상에서 제외해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시민단체·여당은 물론 술접대를 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조차 '제식구 감싸기'라며 비난하고 있다. 
 
'석연찮은 계산법' 접대검사 3명 중 2명 기소 피해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락현 형사6부장이 이끄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향응·수사사건 수사전담팀은 전날 나모 부부장검사와 검찰 출신 이모 변호사, 김 전 회장 등 세 명을 이른바 '김영란법'인 부정청탁및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불구속기소했다.

지난해 7월 18일 밤 9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F룸살롱에서 라임자산운용 사건 핵심 인물인 김 전 회장에게서 536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받은 혐의다. 수사전담팀은 이들이 1인당 114만원어치 접대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당시 함께 술자리에 있던 다른 검사 2명은 1인당 수수액이 96만원에 불과하다며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청탁금지법은 1인당 수수한 금액이 1회 100만원 이상이어야 처벌한다.

검찰 계산법은 이렇다. 이날 룸살롱 영수증에 찍힌 술값은 536만원이다. 수사전담팀은 이중 밴드·유흥접객원 비용 55만원을 제외한 481만원을 참가자 수 5명으로 나눠 계산했다. 1인당 96만2000원이 나왔다. 현직 검사 2명은 오후 11시쯤 자리를 떴다.

검찰은 나모 부부장검사 등 남은 3명이 접객원 등에 들어간 55만원도 수수한 것으로 봤다. 이들 술접대를 받으며 챙긴 금액에 약 18만원씩을 추가했다.

이런 계산을 통해 나 부부장검사·이 변호사·김 전 회장은 114만원가량, 다른 현직 검사 2명은 96만원2000원만 받아챙겼다고 봤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은 접대자인 만큼 술접대를 받은 인원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함께 있었던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은 향응을 받지 않았다며 계산에서 제외했다.
 

김광열씨가 만든 검찰 풍자게시물. [자료=김광열씨 페이스북 제공]

김봉현 "2명도 100만원이상 수수···공수처가 수사해야"
이해하기 힘든 계산 방식을 두고 비난이 쏟아졌다.

조 전 장관은 기소 당일 본인 페이스북에 '검찰의 산수'라는 제목으로 검사가 설명한 계산법을 글로 적었다. 그러면서 "참석자들이 오후 11시 이전엔 술만 마셨고 이후에야 밴드를 불러 노래를 했는지, 유흥접객원은 11시 이전엔 일체 서비스를 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후 11시 이전에 19만원을 초과하는 서비스가 이뤄졌다면 분자가 500만원을 넘고, 이를 5명으로 하면 100만원이 넘게 된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不기소 SET(불기소 세트) 999,000원'이라는 김광열씨가 만든 검찰 풍자 게시물을 공유하며 "빵 터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참여연대는 9일 "영수증 금액 그대로를 수수자 수만큼 나누는 '더치페이'식 계산법"이라고 비판하며 "심지어 비용을 결제한 김 회장도 향응을 받은 사람으로 간주하고 수수자 수에 포함해 결과적으로 1인당 향응액을 낮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검사 봐주기 위한 맞춤형 계산법이자 맞춤형 불기소, 상식 파괴이자 기소권 남용"이라며 "검찰을 견제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은 검사 두 명을 불기소한 것을 두고 "검찰 공무원은 100만원 미만 향응 접대는 받아도 무방하다는 것이냐"며 "이번 수사 결과는 검찰 카르텔 속에서 돈 있는 자들이 법망을 피해 가는 방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접대 당사자인 김 전 회장도 검찰을 향해 날을 세웠다. 김 전 회장은 "수사전담팀이 검사들 말만 믿고 그대로 결론을 내렸다"고 제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비난하며 "공수처가 철저히 재조사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밤 11시 이전 떠난 검사 2명과 관련해서는 "당시 검사 3명에게 각각 50만원 상당 여성 종업원을 옆에 앉도록 해줬다"면서 "검찰 계산 방식에 따르더라도 다른 검사들도 수수액이 100만원을 초과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사 술접대 의혹 수사는 김 전 회장은 지난 10월 옥중입장문에서 2019년 7월 이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하며 시작됐다.
 

1조6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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