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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혼성 3인조 그룹 거북이 멤버 故 터틀맨이 AI로 되살아난 가운데, 그의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삶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1970년생인 터틀맨(본명 임성훈)은 2001년 거북이 1집 앨범 'Go Boogie(고 부기)'를 통해 데뷔했다. 당시 리메이크곡 '사계'를 통해 인기를 얻은 거북이는 2003년 여성 멤버 수빈이 탈퇴하고 금비가 합류한 후 '컴 온(come on)' '왜이래' '빙고' '얼마나' 등 연이어 히트곡을 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혼성 그룹으로 자리매김한다.
활동을 이어가던 중인 2005년 터틀맨은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게 된다. 그러던 중 그해 터틀맨은 전속계약의무불이행을 이유로 소속사를 상대로 1억 7000만 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다. 다음 해 7월 수술 후 15개월 만에 4집 '거북이 사요'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비행기'로 활동을 시작한다. 당시 터틀맨은 치료를 받으면서 앨범 작업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법원은 손해배상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다. 반면 전 소속사가 거북이를 상대로 낸 위약금 청구소송에서는 패소하면서 소속사 측에 4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다. 전 소속사와의 분쟁이 해결된 후 그해 10월 부기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게 된다.
이후 5집 앨범 '오방간다'를 발표하며 '싱랄라' '마이 네임(My name)'으로 활동하던 거북이는 각각 작곡가, 배우, MC로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된다.
하지만 2008년 4월 2일 터틀맨이 서울 금호동 자택에서 숨져있는 것을 매니저가 발견하게 된다. 사망 원인은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같은 심근경색으로 군인이던 아버지를 잃었던 터틀맨은 선천성 심근경색으로 면제 판정을 받지만, 아버지의 명예를 위해 자원입대를 했다. 건강을 위해 금연을 하고 체중을 감량해야 했음에도 터틀맨은 자신의 캐릭터와 성량을 지키기 위해 이를 포기했고, 결국 건강이 악화됐다. 병원에서는 사망하기 1년 전부터 건강을 우려했으나 터틀맨은 음악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회사 설립 후 거북이는 꾸준한 활동으로 수익이 적지는 않았다. 하지만 4000만 원에 달하는 사무실 운영비와 치료비에 쓰이느라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여기저기서 돌려막기 운영을 하느라 사망 직전 4억 원의 빚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친구와의 일화도 유명하다.
터틀맨이 군 복무하던 중 여자친구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당시 여자친구는 성폭행당할 위기에 처하자 모면하기 위해 도망가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자친구를 겁탈하려던 사람이 터틀맨의 지인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후 터틀맨은 여자친구에 대한 심정을 담은 노래 '10년이 지났지만'이라는 곡을 4집에 수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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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net방송화면캡처]
이날 무대에는 거북이 멤버였던 지이와 금비가 노래를 시작하자 AI 기술로 복원된 터틀맨 모습이 스크린에 등장했다. 거북이 멤버들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ST인 가호의 '시작'을 부르며 12년 만에 완전체 무대를 보여줬다. 직접 스튜디오를 찾아 12년 만에 터틀맨의 무대를 본 어머니와 친형은 눈물을 흘렸다.
무대가 끝난 후 지이는 "오빠 목소리를 들려주셔서, 이런 무대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금비는 "많이 잊혀졌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여전히 많이 기억해 주시고 그리워해 주시더라.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 잊지 않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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