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주춤하자 신용대출 증가세도↓…가계대출 잔액은 1000조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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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1-03-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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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지난 2월 가계 신용대출 증가세가 다소 진정됐다. 주식, 가상화폐 시장 등이 횡보하면서 빚투(빚 내서 투자) 열풍에 제동이 걸린 영향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대출 총량 관리’ 주문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전세를 중심으로 한 주택자금 대출이 크게 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원1000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7000억원이 늘었다. 대출 잔액이 1000조원을 넘어선 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초다. 증가폭은 전달(7조600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이 중 신용대출(기타대출)의 경우, 눈에 띄게 증가세가 둔화됐다. 기타대출 잔액은 268조9000억원으로 전달보다 고작 3000억원 느는 데 그쳤다. 전달 증가액인 2조6000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규모다.

직접적인 원인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점이다. 이에 전달까지 빚을 내서라도 무리하게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실제로 국내 증시는 지난달 24일 2.45% 급락한 데 이어 25일 3.5% 급등했고, 26일에는 다시 2.8% 내리는 롤러코스터 양상을 지속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2월 들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조정압력을 받으면서 대규모로 주식투자에 나섰던 움직임이 둔화됐다”며 “이에 신용대출 증가세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관련 규제 강화를 요청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대출 태도를 강화한 것도 한몫했다. 올 1분기 은행들의 신용대출 태도 지수는 –12다. 과거에 비해 문턱을 크게 높였다는 뜻이다. 2월에 설 상여금이 유입된 점도 대출 규모를 줄이는 데 힘을 보탰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여전히 빠른 증가 추세를 지속했다. 2월 말 주담대 잔액은 733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4000억원이 늘었다. 증가폭이 전월(5조원)에 비해 커졌다. 매매보다는 전세 자금 관련 수요가 많았다. 전세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체 규모를 끌어올렸다. 자녀 개학 시기를 앞두고 주택거래 관련 자금 수요가 발생한 점도 영향을 줬다.

다만 신용대출도 3월에는 다시 증가세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 이달 중순 발표될 당국의 대출 규제를 앞두고 신용대출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가 강화되기 전 ‘안전하게 막차를 타자’는 심리가 반영된 행보다. 실제로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불과 6영업일 만에 약 1조2658억원이 늘었다.

이외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995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8조9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이 전월(10조원)에 비해선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중소기업 대출에 쏠렸다. 대기업 대출은 6000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중기 대출은 8조4000억원이나 늘었다.

박 차장은 “대기업의 경우, 회사채 발행이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원활하게 이뤄지며 대출이 줄었다”며 “중기 대출은 코로나19 관련 자금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이 지속되면서 규모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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