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세대] 청약경쟁률 수백대 일…3040 청포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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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05-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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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탄 로또아파트 최저 당첨가점 69점…"3040 불가한 가점"

  • 서울 아파트는 청약 가점 60점대도 간당간당

문재인 정부 4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청약 경쟁률과 당첨 가점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부동산114와 직방에 의뢰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94.1대 1을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1년간(2017.5∼2018.4)의 경쟁률(15.1대 1)과 비교하면 6배가 넘는다. 사진은 이날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권. [사진제공=연합뉴스]



# 30대 후반 직장인 김 씨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청약만 바라봤는데 높은 경쟁률로 인해 이마저도 그림의 떡이란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맞벌이인 김 씨 부부는 소득 제한으로 인해 신혼부부 특별공급도 넣을 수 없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또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일에 달하며 3040세대를 중심으로 청약 포기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직장인 박 씨는 “서울 분양 아파트는 이미 가격이 치솟아 현금부자들의 잔치가 된 지 오래여서 꿈도 안 꿨다”며 “그래서 경기도로 눈을 돌렸는데 경기도 역시 경쟁률이 수백대 일이니 저 남쪽 지방으로라도 내려가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최근 진행한 청약에서 지역 내 역대 청약 경쟁률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11일 진행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1순위 청약 접수에는 총 302가구 모집에 24만4343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809대 1로, 지난 2015년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황금동'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 622.2대 1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난 1월 분양한 '위례자이더시티'도 경쟁률이 617대1에 달했다. 이들 아파트의 공통점은 공공택지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은 ‘로또아파트’라는 점이다. 동탄역 디에트르의 경우 전용 84㎡A의 분양가가 최고가 기준 4억8867만원, 102㎡A는 5억8390만원 선이다. 이는 인근 아파트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첨 커트라인도 만점에 육박한다.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의 전용면적 84㎡A 기타경기, 84㎡B 기타경기, 102㎡A 해당지역·기타경기·기타지역, 102㎡B 기타지역이 최고 당첨가점 79점을 기록했다.

또 각 주택형(지역별)에 걸쳐 최저 당첨가점은 69점으로 모든 주택형에서 당첨가점이 평균 70점을 넘겼다. 청약가점 69점은 4인 가구(부양가족 3인) 기준으로 무주택 및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최장으로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3040세대가 이들 로또아파트에 당첨될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것이다. 지난해 말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자의 평균 가점은 68.8점에 달한다. 60점대 초반은 당첨 가능성이 간당간당한 셈이다. 청약가점 68.8점은 배우자, 자녀 2명 등 부양가족이 3인(20점)인 40대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모두 충족해 최고점을 받아야 채울 수 있는 수준이다.

사정이 이러니 청약 가점이 낮은 3040세대를 중심으로 청약을 포기하는 이른바 청포족이 늘고 있다. 전용 84㎡ 초과 물량의 경우 일부 추첨제가 있으나 1주택자도 청약이 가능하고 중도금 대출이 불가한 9억원을 넘는 경우가 많아, 문을 두드리기가 쉽지 않다.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도 당첨 가능성이 낮은 건 마찬가지다. 미계약 물량을 대상으로 하는 무순위 청약은 만 19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청약을 신청할 수 있고 청약 통장도 필요하지 않는 등 규제서 비껴가 경쟁률이 높다. 한 예로 지난 2월 분양한 충남 아산의 아산 탕정 삼성트라팰리스는 무순위 경쟁이 무려 6547대 1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연일 치솟는 상황에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로또아파트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추첨제가 가능한 전용 84㎡이상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물량이 많지 않아, 경쟁률은 앞으로도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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