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나이이기에 가장 늦을 것으로 생각했던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확보한 101만명분의 '얀센 백신(코비드-19백신 얀센주)'을 30~60세 사이의 예비군, 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자 등 약 370만명에게 접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접종 계획이 공개된 후 기자 주변에선 무조건 백신을 맞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4인 이하 사적 모임 인원 제한에서 제외되고,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등 정부가 7월부터 시행하는 백신 접종 인센티브도 매력적이지만, 사실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 시국에 심신 양면이 지친 것이 더 큰 이유였다. 맞을 수 있을 때 빠르게 백신을 맞아 집단면역을 달성함으로써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것이 기자와 지인들의 소망이었다.
기자만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지난 1일 시작된 얀센 백신 접종 예약은 18시간 만에 89만4000명이 몰리며 조기 마감됐다. 1일 오전 9시까지만 해도 접종 날짜와 장소를 여유 있게 고를 수 있었으나, 접종 예약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사람이 본격적으로 몰려 날짜와 장소를 고르는 것은 어려워졌다. 기자는 10일 오전 10시로 얀센 백신 접종을 예약했다.
백신을 맞기로 하자 주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얀센 백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등 국내에 도입된 두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복제 불능)하게 변형한 아데노 바이러스(전달체)에 넣어 투여하는 게 특징이다. 이 백신이 체내에 들어오면 인체 면역 시스템이 이를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면역 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얻게 된다. 이때 37도 이상의 고열과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전달체에 대한 인체의 이상 반응으로 인해 극히 낮은 확률(800만분의 15)로 혈전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백신 접종 예약 후 미 방문(노쇼, No-show)이 생기는 것도 이상 반응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인해서다.
하지만 기자와 지인 누구도 로또 1등 당첨만큼 확률이 낮은 혈전을 걱정하진 않았다. 얀센 백신을 맞은 후 지인들과 단톡방에서 시간 별로 변하는 체온과 해열제를 먹은 시기 등을 공유하며 농담을 주고받는 등 "나도 백신을 맞았다"고 자랑하는 축제 분위기에 더 가까웠다.
◆ 접종 1일 차
접종을 위해 방문한 동네 병원은 얀센 백신뿐만 아니라 기존의 AZ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까지 몰려 매우 혼잡했다.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보다 백신을 맞겠다는 국민들의 열망이 훨씬 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예약 시간은 오전 10시였지만, 바로 접종을 시작하진 않았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노쇼에 대응하기 위해 방문 인원을 점검한 후 백신을 개봉하고 접종을 진행했다. 접종에 앞서 사전 문진을 한 후 오전 10시 50분에 백신을 맞았다. 접종 후 접종자를 바로 보내지 않고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응하기 위해 병원에서 15분간 대기 후 귀가했다.
접종 후 고열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방역 당국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원할 경우 의사에게 해열제 처방도 받을 수 있다. 의사는 기자에게 주사를 놓으며 "얀센 백신은 기존 독감 백신과 달리 국내에선 처음 맞는 백신이라 접종 후 한 달간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2~3일은 과도한 운동과 음주는 금물이다"라고 강조했다.
접종 당시 주사 자체가 아프진 않았으며, 살짝 작렬 감이 있었으나 바로 가라앉았다. 접종 후 30분 동안 어깨에 간헐적인 통증이 생겼으나 그리 아프진 않고 거슬리는 정도에 불과했다. 접종하고 1시간 30분 후 질병관리청에서 접종증명서가 발행됐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증명서는 '질병청 COOV(쿠브)'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간헐적인 근육통을 제외하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서 해열제를 복용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접종 후 약 10시간이 흐른 오후 9시 30분부터 체온이 37도로 오르며 본격적으로 몸살 증상이 나타났다. 이때 해열제 2알(아세트아미노펜 1000㎎)을 복용하자 열과 근육통이 조금 가라앉았다. 오후 10시부터는 간헐적인 두통이 생겼고, 심박 수도 평소보다 10~15bpm 상승했다.
오후 10시 40분에는 체온이 37.2도까지 올랐는데, 이는 접종 후 기록한 체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후 식은땀이 흐르는 증상도 심해졌다. 아픈 것을 참으며 잠을 청했다.
◆ 접종 2일 차
자는 동안 몸살과 근육통에 시달렸으나 못 참고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었다. 오전 6시에도 열은 가라앉지 않고 37.2도를 기록했다. 해열제 2알을 추가로 먹었다.
접종 후 20시간이 지난 오전 7시 30분부터 열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오전 9시에는 간헐적인 두통과 미열이 있었으나 정상생활을 할 정도로 몸 상태가 호전됐다. 접종 후 하루가 지난 오전 11시에는 열이 모두 가라앉았다. 다만 오후 내내 몸에 살짝 기력이 없고 나른한 증상이 지속됐다. 오후 6시에는 모든 증상이 사라지고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해열제는 총 6알(아세트아미노펜 3000㎎)만 복용했다.
정리하자면 얀센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증상은 독감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그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주의는 해야 하지만 경계할 필요는 없다. 접종 3일 후 무난하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접종 2주 후 항체가 생성되는 만큼 일상에 복귀하더라도 방심하지 말고 방역수칙은 꼭 준수해야 한다.
다만 이 경험은 기자의 건강 상태에 따른 것이다. 접종에 따른 증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지인의 경우 접종 8시간 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체온이 39도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접종 후 39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접종 계획이 공개된 후 기자 주변에선 무조건 백신을 맞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4인 이하 사적 모임 인원 제한에서 제외되고,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등 정부가 7월부터 시행하는 백신 접종 인센티브도 매력적이지만, 사실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 시국에 심신 양면이 지친 것이 더 큰 이유였다. 맞을 수 있을 때 빠르게 백신을 맞아 집단면역을 달성함으로써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것이 기자와 지인들의 소망이었다.
기자만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지난 1일 시작된 얀센 백신 접종 예약은 18시간 만에 89만4000명이 몰리며 조기 마감됐다. 1일 오전 9시까지만 해도 접종 날짜와 장소를 여유 있게 고를 수 있었으나, 접종 예약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사람이 본격적으로 몰려 날짜와 장소를 고르는 것은 어려워졌다. 기자는 10일 오전 10시로 얀센 백신 접종을 예약했다.
백신을 맞기로 하자 주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얀센 백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등 국내에 도입된 두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복제 불능)하게 변형한 아데노 바이러스(전달체)에 넣어 투여하는 게 특징이다. 이 백신이 체내에 들어오면 인체 면역 시스템이 이를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면역 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얻게 된다. 이때 37도 이상의 고열과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전달체에 대한 인체의 이상 반응으로 인해 극히 낮은 확률(800만분의 15)로 혈전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백신 접종 예약 후 미 방문(노쇼, No-show)이 생기는 것도 이상 반응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인해서다.
◆ 접종 1일 차
접종을 위해 방문한 동네 병원은 얀센 백신뿐만 아니라 기존의 AZ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까지 몰려 매우 혼잡했다.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보다 백신을 맞겠다는 국민들의 열망이 훨씬 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예약 시간은 오전 10시였지만, 바로 접종을 시작하진 않았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노쇼에 대응하기 위해 방문 인원을 점검한 후 백신을 개봉하고 접종을 진행했다. 접종에 앞서 사전 문진을 한 후 오전 10시 50분에 백신을 맞았다. 접종 후 접종자를 바로 보내지 않고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응하기 위해 병원에서 15분간 대기 후 귀가했다.
접종 당시 주사 자체가 아프진 않았으며, 살짝 작렬 감이 있었으나 바로 가라앉았다. 접종 후 30분 동안 어깨에 간헐적인 통증이 생겼으나 그리 아프진 않고 거슬리는 정도에 불과했다. 접종하고 1시간 30분 후 질병관리청에서 접종증명서가 발행됐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증명서는 '질병청 COOV(쿠브)'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간헐적인 근육통을 제외하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서 해열제를 복용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접종 후 약 10시간이 흐른 오후 9시 30분부터 체온이 37도로 오르며 본격적으로 몸살 증상이 나타났다. 이때 해열제 2알(아세트아미노펜 1000㎎)을 복용하자 열과 근육통이 조금 가라앉았다. 오후 10시부터는 간헐적인 두통이 생겼고, 심박 수도 평소보다 10~15bpm 상승했다.
오후 10시 40분에는 체온이 37.2도까지 올랐는데, 이는 접종 후 기록한 체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후 식은땀이 흐르는 증상도 심해졌다. 아픈 것을 참으며 잠을 청했다.
◆ 접종 2일 차
자는 동안 몸살과 근육통에 시달렸으나 못 참고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었다. 오전 6시에도 열은 가라앉지 않고 37.2도를 기록했다. 해열제 2알을 추가로 먹었다.
접종 후 20시간이 지난 오전 7시 30분부터 열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오전 9시에는 간헐적인 두통과 미열이 있었으나 정상생활을 할 정도로 몸 상태가 호전됐다. 접종 후 하루가 지난 오전 11시에는 열이 모두 가라앉았다. 다만 오후 내내 몸에 살짝 기력이 없고 나른한 증상이 지속됐다. 오후 6시에는 모든 증상이 사라지고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해열제는 총 6알(아세트아미노펜 3000㎎)만 복용했다.
정리하자면 얀센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증상은 독감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그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주의는 해야 하지만 경계할 필요는 없다. 접종 3일 후 무난하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접종 2주 후 항체가 생성되는 만큼 일상에 복귀하더라도 방심하지 말고 방역수칙은 꼭 준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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