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패션업계의 전반적인 침체를 가져온 가운데 에이션패션의 대표를 맡고 있는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의 '역발상'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트렌드가 비대면 채널로 옮겨가고 경쟁사들이 그에 집중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하는 전략을 펼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6월 결산법인인 에이션패션의 제36기(2020년 7월 1일~2021년 6월 30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619억원으로 전년 동기(2249억원)보다 1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7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고, 순이익은 46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이러한 호실적의 원인으로 염 회장의 역발상 경영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온라인 유통 채널 강화에 나선 타 브랜드와 달리 염 회장은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상권이 큰 타격을 받아 임차료가 떨어지면 목 좋은 매장을 합리적인 가격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실제 에이션패션이 전개하는 캐주얼 브랜드 프로젝트엠은 지난해 매장 수를 전년 대비 30개 확장했다. 매장 평수 또한 2019년 평균 15평에서 올해 기준 현재 평균 25평까지 늘려 운영하고 있다. 폴햄은 올해 상반기에만 NC 송파점과 스케어원 인천점 등 5개 매장을 구축했고, 지난달 3개점 오픈에 이어 이달초 1개 점을 추가로 열었다. 폴햄키즈가 지난해 10월 문을 연 단독매장 스타필드 안성점 매출은 당시 오픈 2주 만에 누적 매출 1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에이션패션이 오프라인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데는 상품 경쟁력과 특화된 마케팅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에이션패션의 캐주얼 브랜드들은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른 친환경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는 한편, 이종업계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한정판 상품을 줄이어 론칭했다. 또 일교차가 큰 날씨에 대비해 한발 앞서 시즌 아이템을 내놨고, 기본에 충실하고 퀄리티가 높은 제품에 다양한 소재와 컬러감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언택트 시대에 맞춘 다채로운 온라인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했다.
에이션패션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오프라인 매장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폴햄은 오는 22일 발안에 200평대 규모의 복합매장(폴햄키즈 포함)을 열 예정이며 올해 연말까지 2~3개점을 추가할 계획이다. 프로젝트엠도 유통망을 올해 185개로 지난해 말(170개)보다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폴햄과 폴햄키즈, 프로젝트엠의 올해 목표 매출액은 각각 1850억원, 600억원, 850억원이다.
에이션패션 관계자는 "폴햄의 대형 직영매장을 확장 오픈해 오프라인 매출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온라인 채널을 함께 강화하는 것은 물론 다른 업계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상품력 강화로 올해도 탄탄한 매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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