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 난기류 만난 대한항공… '초대형 항공그룹'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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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12-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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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항 슬롯·운수권 반납…시너지 약화

  • 항공업계 경쟁력 약화·구조조정 야기

  • "의견 정리해 공정위와 협의 이어갈 것"

  • 소비자 선택권 확대·LCC엔 기회될수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하면서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양사의 공항 슬롯과 운수권 일부가 반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나항공의 합병 시너지와 경쟁력이 기대에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항공업계에서는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에 따른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공정위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관련해 경쟁제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이들이 보유한 공항 슬롯(이착륙 허용 능력)과 운수권 일부를 반납하게 하는 '조건부 승인'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일단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벌써부터 우려가 나온다. 아직 정확한 반납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항공사의 대표적인 무형자산인 슬롯과 운수권이 줄어들 경우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심사보고서를 송달받으면 구체적인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당사의 의견을 정리해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에 글로벌 10위권 초대형 국적 항공사의 탄생을 기대했던 항공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 수요가 극심하게 줄어든 상황에서 자산마저 줄어들 경우 국적 항공사의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항공업계에서는 통합 항공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슬롯과 운수권 반납 없이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수곤 한국항공협회 부회장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당초 통합 계획대로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M&A가 추진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과도하게 운수권을 제한하고, 슬롯을 삭감하게 된다면 이는 미래 경쟁력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들도 이번 통합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는 만큼 굳이 페널티를 부과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존 양대 항공사 체제에서는 경쟁을 위해 서로 비슷한 시간에 항공편을 배치해왔지만 통합될 경우 이를 조정해 더욱 다양한 시간대에 항공편을 이용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의 결정이 항공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야기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면서 이후 인력 구조조정 및 노선 통폐합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슬롯과 운수권을 반납하게 될 경우 사업영역 축소가 불가피하다. 결국 공정위의 결정이 통합 항공사의 고용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수권과 슬롯을 제한하면 항공편 운항이 줄어들고 결국 사업이 축소돼 필요 인력도 줄어들게 된다"며 "예상보다 반납 규모가 클 경우 고용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슬롯과 운수권의 반납과 그에 따른 재분배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CC 측은 신생 항공사에 노선을 분배해 줄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다만 노선이 배분된다면 현재 LCC의 난립 현상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대한항공은 필수신고국가인 미국·유럽연합(EU)·중국·일본 등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기업결합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맞춰 31일로 예정됐던 합병 공시도 내년으로 연기한다는 방침이다.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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