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윤아 서울성모병원 치과병원 교수는 ‘비발치 교정 대중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 교수는 지난 2006년 세계 최초로 ‘비발치 교정법(MCPP)’을 고안해 심미성과 실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특히 비발치 교정치료를 받은 청소년을 5년간 추적한 결과 기존 치아가 정상적으로 성장한다는 점을 규명해 학계의 이목을 끌었다.
국 교수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대한치과교정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회원들의 자부심과 우리나라 교정 분야의 국제화를 선도했다. 대한치과교정학회는 10년 이상 매년 150명의 청소년을 선발해 무료 교정 사업을 해왔는데, 이 같은 사실은 미담에 그칠 뿐이었다.
대한치과교정학회 회장 재임 당시 국 교수는 직접 보건복지부에 건의해 매년 대한치과교정학회원 중 2명을 선발하고,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할 수 있도록 했다. 국 교수는 2022년도를 ‘비발치 교정 대중화’ 원년으로 삼았다. 일반인이 쉽게 비발치 교정치료법을 접하고 치과의사들도 실제 의료 현장에서 비발치 교정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음은 국 교수와의 일문일답.
-비발치 교정법이란 무엇인가.
“비발치 교정법(MCPP)은 발치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상악치열을 이동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구외(口外) 장치를 착용하지 않고 특수 고안된 장치를 입천장에 고정해 심미적으로 효과가 있고 불편감을 최소화했습니다. 발치를 하지 않아 자연치아를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연치아 보존이 왜 중요한가.
“피부는 상처가 나더라도 다시 회복되지만, 치아는 한 번 사라지면 다시 복원되지 않습니다.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시대에 본인 치아를 오래 보존하고 있어야 나이가 들어서도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본인 치아가 적으면 혹시 충치가 생기거나 사고를 당해 이가 깨져 치료를 필요로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비발치 교정치료의 장점이 있다면.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서울성모병원 치과병원에서 비발치 교정치료를 받은 청소년 환자 27명을 장기 추적 관찰했습니다. 치과용 CT 영상 이미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제2대구치(어금니)가 맹출되지 않았던 그룹도 정상적으로 맹출됐고, 제3대구치(사랑니) 위치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사랑니가 매복된 상태에서도 미리 발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최초로 입증한 것입니다.”
-해외 학계 평가는.
“비발치 교정치료의 안정성은 해외 학계에서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지난 2019년 미국치과교정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rthodontics and Dentofacial Orthopedics)에 게재됐을 뿐만 아니라 올해 12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습니다. 특히 치아를 뒤로 밀었을 때 만약에 기도가 눌리게 되면 수면 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추적 관찰한 결과 기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우리나라 치과 교정 분야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총 10년간 전 세계에서 발간된 치과교정학 관련 저널 중 8개 저널을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상위 10개 기관 중 4곳이 대한치과교정학회에 소속된 한국 치과대학과 병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치과교정학이 전 세계 교정영역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대한치과교정학회를 2년간 이끄셨다.
“대한치과교정학회는 올해로 62돌을 맞이했습니다. 제가 대한치과교정학회 회장으로 재임 당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습니다. 30여개국 500여명의 치과의사들이 학술대회에 참여해 교정 지식을 배우고 나누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학회는 2009년부터 사단법인 바른이봉사회와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 교정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교정지원사업 이외에 학술연구지원사업, 내·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 대국민 홍보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은.
“내년에 ‘비발치 교정 방법 이야기(가칭)’를 발간할 예정입니다. 일반인들이 쉽게 비발치 교정을 접하고, 치과 의사들도 의료 현장에서 학술적 근거를 숙지한 상태에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할 도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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