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한 '다보스 어젠다 2022' 연설에서 시 주석은 "경제가 다시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제약에 직면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진정한 다자주의를 견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만연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주요 경제국들의 정책 변화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현재 세계 산업 및 공급망 붕괴, 상품 가격 상승, 타이트한 에너지 공급 등이 세계 경제 성장을 제약하고 경제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경제국들의 노력이 세계 경제 및 금융 안정에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주고, 개발도상국들이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위기를 맞은 세계 경제가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거시적 정책 단위에서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요 경제국들은 세계를 하나의 공동체로 보며, 재정·통화 정책의 목표·강도·속도를 조정하여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로 빠져들지 않도록 노력하고, 국제 경제·금융 기관 역시 이러한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개발 격차를 해소하고,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1년 반만의 최저치 4.0%를 기록했음에도 중국 경제에는 여전히 성장 여력이 있다는 시각을 견지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8% 성장해, 상당히 높은 성장률과 비교적 낮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대내외 환경 변화가 경제 성장에 압력을 가했지만 중국 경제는 여전히 충분한 회복력·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컨설팅업체 컨트롤리스크그룹의 앤젤라 맨치니 파트너는 이러한 벌언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정부가 직면한 위협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고 18일 블룸버그를 통해 평가했다. 그는 "시 주석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선전하고 있지만, 성장은 둔화하고 있다"라며 "중국이 경제적 도전에 직면했다는 것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출산율 감소 등)인구통계학적 문제와 코로나 제로 정책 등 많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또한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국제 정세에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계속해서 개혁·개방을 노력할 것"이라며 "모든 기업이 법 앞에서 평등한 지위를 누리고 시장에서 평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개방적이고 질서 있는 경쟁 시장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모든 종류의 자본이 중국 내에서 법과 제도를 준수하며 운영되는 것을 환영한다"라며 그간 제재해 왔던 여러 자본 형태에 대한 대응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발언은 "중국이 지난 한 해 동안 빅테크, 교육,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여러 부문에 대한 단속을 시행한 뒤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시진핑 주석은 앞으로도 중국의 세계 인프라 확대 계획인 일대일로를 비롯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의 가입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진핑 주석은 연설을 통해 세계적 측면에서는 △코로나 공동대응 △다양한 리스크 해소 및 안정적인 세계 경제 회복 도모 △개발 격차 해소 및 글로벌 개발 활성화 △냉전의식 대신 평화공존·상생 추구 등을, 중국 내 측면에 대해서는 △공동부유(다 함께 잘 살자는 중국 정부의 목표) △개혁·개방 의지 △기후위기 대응 등을 다뤘다.
다보스포럼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연기되며, WEF는 이에 앞서 일부 국가 정상들과 국제기구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다보스 어젠다 2022'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행사에는 이외에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 특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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