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바이오벤처에 전략적 투자···사업 확대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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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2-01-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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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케미칼 ]

대형 제약사가 바이오벤처의 기술력을 보고 투자를 해 공동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면서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약사는 자체적으로 보유하지 않은 분야라도 외부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바이오벤처는 자사의 기술력이 더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평가받는다. 
 
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신약 후보물질 확보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바이오벤처 등 외부에서 신약 등 기술을 들여오거나 협업하는 전략이다.

회사는 2019년 협약을 체결한 스탠다임과는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해 특허를 출원했고, 비알코올성지방간염을 적응증으로 한 과제 2건은 올해 중 전임상 단계 약효 확인과 물질특허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디어젠, 닥터노아바이오텍, 심플렉스 등 다양한 AI 신약 개발 업체와 협업을 진행 중이며, 합성신약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J2H바이오텍과도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다.

SK케미칼은 “현재 개발 중인 공동 연구 과제에 더해 올해 최소 3곳의 신규 파트너사와 새롭게 공동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혈액제제’ 전문기업으로 알려진 SK플라즈마는 바이오벤처와 협업해 희귀난치성질환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SK플라즈마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SK디스커버리, 티움,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1100억원 투자를 유치하고, 이 자금을 바탕으로 희귀난치성 질환 분야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NRDO(외부에서 발굴 중인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상용화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전략) 조직을 가동해 왔다.

회사는 NRDO 첫 번째 프로젝트를 큐로셀이 진행하고 있는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최근 큐로셀이 진행한 기업공개 사전 투자 유치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향후 전략적 투자자로서 큐로셀과 CAR-T 치료제에 대한 국내외 사업화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큐로셀은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재발성 또는 불응성 거대B세포림프종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CAR-T세포 치료제의 임상을 허가받았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1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CAR-T세포치료제는 환자 면역세포를 분리해 유전자를 조작한 뒤 대량 배양 과정을 거친 후 환자에게 다시 투여하는 첨단 항암세포치료제다.

대웅제약은 작년 12월 바이오벤처 넥스아이와 면역항암제 공동 연구개발 및 중장기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를 체결했다. 넥스아이는 독자적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면역항암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는 신생 바이오벤처다. 신규 면역치료 불응성 인자를 표적으로 하는 중화항체 활용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면역항암제 신약 ‘NXI-101’ ‘NXI-201’을 포함한 넥스아이의 파이프라인을 함께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 힘을 모을 예정이다. 특히 대웅제약은 Pre-A 시리즈 지분 투자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해외 라이선스 아웃 등에서 넥스아이와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의 연구개발 전략인 오픈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지속적으로 면역항암제 분야의 혁신신약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신약개발전문회사 아이리드비엠에스(ileadBMS)에 13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주식 260만주를 인수하면서 지분율 약 40%를 확보한 것으로 아이리드비엠에스는 일동제약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아이리드비엠에스는 일동제약 중앙연구소의 사내 벤처팀으로 시작해 지난해 독립한 저분자화합물신약 디스커버리 전문 바이오테크다. 10여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 인수한 마이크로바이옴 개발사인 천랩을 CJ바이오사이언스로 변경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했다.

인체 내 미생물을 활용해 부작용이 적은 마이크로바이옴은 지난 2007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법이 보편화되고 미생물이 광범위한 질환에 연관된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차세대 신약 제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는 투자를 통해 바이오벤처의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고, 기존에 가진 인프라까지 더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보다 빠르게 상업화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협업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픈 이노베이션은 버클리대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에 제시한 개념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기술과 인프라를 외부와 협업을 통해 활용할 수 있고,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측면이 있어 최근 국내 제약사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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