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28일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일본대사를 불러 사도(佐渡)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 결정한 데 대해 항의했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저녁 아이보시 대사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등재 추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일본 니가타(新潟)현에 위치한 사도광산은 태평양전쟁(1941~1945년) 전후로 조선인 2000명 이상(추정)이 강제노역에 동원된 곳이다. 일본은 에도시대에 수작업 기술로 금을 대규모로 채굴했다는 등의 의미를 부여해 세계유산으로 등재를 추진 중이다.
최 차관은 일본 정부가 2015년 군함도로 불리는 하시마(端島)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약속한 후속조치부터 지체 없이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은 근대산업시설 등재 당시 정보센터 설립 등 피해자들을 기리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아이보시 대사는 최 차관에게 일본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본국에 보고하겠다고 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달 28일 일본이 사도광산을 세계유산 등재 추천 후보로 선정하자 추조 가즈오(中條一夫)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을 불러 항의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일본은 우리 정부의 '철회' 요구를 무시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직후 "이러한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는 대변인 성명을 냈다.
한편, 외교부는 이상화 공공외교대사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일본의 사도광산 등재 추진에 대응할 계획이다.
동시에 다양한 방식으로 일본 측에 항의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대변인 성명뿐만 아니라 서울과 도쿄 채널을 통해서도 일본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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