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 끊이지 않는 '가품' 논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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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2-02-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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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패션 광고 영상 [사진=캐치패션 유튜브 채널]

최근 패션과 리셀, 명품 등을 다루는 온라인 플랫폼이 눈에 띄는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이면에는 ‘가품’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은 모니터링 강화, 철저한 정품 감정 시스템 도입 등 가품 근절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100% 가품 근절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92조89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2010년 25조원이었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이 10여년 만에 8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모바일 쇼핑 거래액도 덩달아 늘고 있다. 작년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38조1951억원으로 27.6%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쇼핑 환경이 변화하면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플랫폼들은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패션플랫폼 업계 1위 무신사는 연간 거래액 2조원 시대를 열었고,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도 연 거래액 1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 ‘빅3’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의 작년 합산 거래액은 1조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44%가량 증가했다.
 
특히 그간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졌던 명품거래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활성화됨에 따라 명품의 ‘가품’ 논란에도 불이 붙었다. 특허청에 따르면 위조상품 신고 및 제보 건수는 2018년 5557건에서 2019년에 6864건, 2020년 1만6935건으로 늘면서 매년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정·가품 논란’ 민감하게 반응하는 명품 플랫폼
 매장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들을 편하게 온라인으로 구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은 지난해 높은 성장을 이뤘다. 게다가 명품을 정가 대비 20~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명품 플랫폼의 거래액은 덩달아 급증했다. 
 
그러나 고가의 명품을 취급하는 명품 플랫폼의 경우 정·가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가품 논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할 수 없는 온라인쇼핑의 특성상 정품 판매 여부는 고객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명품은 대부분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공수해오기 때문에 유통 경로가 불분명할 경우 가품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명품 플랫폼은 외부 판매자를 통해 제품을 매입하는 ‘병행수입’이 아닌 현지 부티크와 공식 계약관계를 맺고 직매입한다는 광고를 앞세우고 있다. 또한 일부 명품 플랫폼은 자사 판매 제품이 정품이 아닐 시 100~200%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명품 플랫폼 역시 정·가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일부 상품의 유통경로가 불분명하며, 여러 유통과정을 거칠 경우 중간에 가품이 혼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정·가품 모니터링 진행 주체가 회사 직원들인 만큼 정품 판별을 위한 전문성을 갖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이외에도 소비자가 명품 플랫폼에서 구매한 제품이 가품으로 의심될 경우 명품 플랫폼이 정품 여부를 재확인해주는 것이 아닌 소비자가 직접 가품 여부를 증명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 중 하나다.
 

무신사 부티크에서 제공하는 정품 인증서. [사진=무신사]

◆짝퉁 논란 휩싸인 무신사 부티크, 크림과 정면 충돌
최근에는 무신사 부티크에서 판매한 피어 오브 갓의 ‘에센셜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가 네이버 계열사인 리셀 플랫폼 ‘크림’의 검수 과정에서 가품으로 판별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소비자 간 거래를 중개하는 사이트인 크림은 판매 과정에서 제품 정품 여부와 품질을 검수하는데, 한 소비자가 무신사 부티크에서 구매한 제품을 크림을 통해 재판매하기 위해 검수를 보냈고 이 과정에서 ‘가품’ 판정이 나온 것이다.

크림은 공지를 통해 봉제 방식과 사이즈 라벨 등 해당 제품의 10가지의 주요 정‧가품 포인트를 공개했다. 이어 공지문에 “동일한 유통 경로로 동일 개체를 다수 확보해 중국 NICE사에 정·가품 감정을 의뢰한 결과 가품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내용이 패션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논란이 커지자 무신사는 해당 제품의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무신사는 이후 소비자에게 판매한 제품을 수거해 여러 명품 감별 기관에 보내고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문제가 된 무신사 부티크는 무신사가 지난해 6월 문을 연 럭셔리 편집숍이다. 무신사가 현지 부티크를 통해 직매입한 상품을 취급한다. 무신사 측은 유통 과정상 절대로 가품이 나올 수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무신사 스토어에서 일부 병행수입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무신사 부티크 카테고리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100% 직매입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는 고객 문의가 있었던 브랜드의 모든 개체에 대해서 유통 경로를 재확인한 결과 해당 브랜드 공식 유통사로부터 구매한 정품임을 확인했다”면서 “추가로 무신사는 현재도 브랜드 정품만을 취급하고 있으나 해당 이슈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문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고객관리 차원에서 복수의 외부 감정기관에 정품 감정을 요청한 상태”라고 답했다.
 

네이버 자회사 크림 모바일 화면. [사진=크림] 

◆리셀 플랫폼 ‘크림‧솔드아웃‧스탁엑스’ 검수방법 도마 위
소비자 간 리셀 거래 과정에서 정품 여부를 확인해주는 중개 플랫폼 역시 검수방법을 신뢰할 수 없다는 문제가 나오고 있다. 앞서 무신사가 운영하는 솔드아웃이나 크림 등 국내 플랫폼뿐 아니라 글로벌 1위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에서도 검수된 제품 중에서 가품을 정품으로 검수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까다로운 검수 시스템으로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는 크림 역시 검수 과정에서 가품을 발견하지 못하고 정품으로 유통하기도 했다. 크림에서 검수했던 ‘조던1’ 운동화가 재검수 결과 최종적으로 ‘가품’이라는 것이 확인돼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솔드아웃에서도 재검수한 제품이 가품으로 판별되면서 구매 고객에게 300% 보상을 진행한 바 있다. 스탁엑스 역시 국내 업체들보다 검수 기준이 느슨한 탓에 정·가품 이슈는 물론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정판 운동화나 희소성이 높은 상품을 구매해 재판매하는 ‘리셀’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운동화는 구매 진입장벽이 낮아 MZ세대 사이에서 이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100% 정품 보상을 내걸고 있는 중개 플랫폼에서도 정·가품 문제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들 플랫폼은 철저한 프로세스를 통해 정품을 판별하고 혹여나 검수한 제품이 가품으로 판별될 경우 3배 보상을 내걸고 있지만 100%의 확률로 정품을 판별하기란 쉽지 않다. 매 시즌마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고, 제품마다 품질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시중에 판매 중인 제품들 사이에서 정확한 정품 판별법을 발견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나이키의 경우 나이키 코리아에서 공식적으로 판매하는 제품의 품질이 천차만별이며, 검수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정·가품 판정에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고객들이 플랫폼의 검수 시스템을 신뢰하고 착용하고 있지만, 그간 가품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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