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시작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어느 때보다 거센 네거티브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선을 넘는 언행이나 실언은 역풍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후보자를 비롯한 캠프 인사들의 '입'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선거 운동 첫날부터 '윤석열 4대 불가론'을 내세워 네거티브 공세를 퍼부었다. 무능·무지, 주술, 본부장(본인·부인·장모 줄임말) 의혹, 보복정치 공언 등을 불가 이유로 들었다. 초박빙 지지율에 윤 후보에 대한 공격 범위를 더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윤 후보가 열차 좌석에 구둣발을 올린, 이른바 '쭉뻗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상 태도가 표심에 더 영향을 준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국민의힘은 8년 전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식당 내부에서 흡연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의혹 관련 제보자를 비판하거나 그 배경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현근택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제보자가) 돈 때문에 폭로한 건 아니냐"고 주장했다가 김씨가 고개를 숙이자 이내 사과했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할 언동이 나오지 않도록 극도로 자제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설화(舌禍) 주의보는 선거 시즌마다 발령되고 있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당시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줄곧 '피해호소인'이라고 칭했다가 뒤늦게 사과했다. 그러나 '2차 가해'라는 비판과 함께 여권 심판 여론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아 표심 이탈을 막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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