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SWIFT 결제망 배제에 손발 묶인 러시아...시민들은 ATM으로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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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2-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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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역 은행이 현금을 인출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SWIFT(스위프트)를 비롯한 대러 경제 제재에 "러시아 금융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는 패닉에 휩싸인 모습이다. 

27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부 러시아 은행에서는 현금 부족으로 인출 불가 사태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시민들은 이번 제재 조치로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러시아 외 결제망을 사용하는 결제 수단으로 거래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어 미리 현금을 찾으러 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은행에 맡겨 둔 예금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현금 수요가 2020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해 ATM에 공급하는 금액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고 BBC는 보도했다. 러시아 금융당국이 국민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 서방의 제재는 러시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달러를 비롯해 외화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다. 개발자인 블라디미르(28)는 "한 시간 내내 줄을 섰지만 외화를 못 찾았다"며 "러시아 루블화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이날 블룸버그에 밝혔다. 그는 "외화를 인출할 수 없는 상황을 생각도 못 했기 때문에 너무 늦게 나왔다"라며 현재 상황이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 7개국(G7) 등은 가장 강력한 제재로 꼽히는 SWIFT 결제망 배제를 시행했다. SWIFT는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1만10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전산망으로 이들 기관이 타국 기관과 돈을 거래할 때 필요하다. SWIFT에서 배제될 경우, 러시아는 해외 금융기관과 돈을 주고받는 일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이외에도 이들은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제재가 시행될 경우 러시아는 6340억 달러(약 764조921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보유고 접근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러시아의 금융 시스템이 안정적이라며 시장을 안심시키려고 했지만 미국 달러 대비 러시아 루블 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27일 "러시아 은행 시스템은 안정적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과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 내 결제를 위해 자체 네트워크 시스템을 이용할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이 결제 시스템은 운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캐나다와 유럽 국가 등이 러시아 항공기에 대해 영공을 폐쇄하며 물리적으로도 외화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러시아 중앙은행의 발언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스푸트니크·연합뉴스]

이에 28일 역외 시장에서 러시아 루블 가치는 30% 가까이 폭락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역외 시장에서 1달러당 루블화 환율이 장중 117.817루블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 종가 대비 약 28%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클레이 로워리 국제금융협회(IIF) 수석부회장은 "러시아의 SWIFT 퇴출과 중앙은행 제재는 러시아 경제와 은행 체계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며 "사람들이 대규모 예금 인출 흐름에 동참하고, 달러 환전에 나서며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고갈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시장은 현재의 루블 가치 하락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컨설팅업체 코페이의 칼 샤모타 수석시장전략가는 이날 BBC에 "새로 발표된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를 마비시키고, 러시아와 관련된 자산의 매력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매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 루블 가치는 바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라며 "누구도 떨어지는 칼날을 잡고 싶어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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