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 가격이 급등하자 국내 원유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도 일제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거래일 사이 원유 선물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지난달 25일 4515원이었던 'TIGER 원유선물Enhanced(H)' ETF의 가격은 이달 4일 5160원으로 14.29% 올라 ETF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증권의 'KODEX WTI원유선물(H)' ETF는 이 기간 동안 1만5080원에서 1만7215원으로 14.16% 상승해 수익률 2위를 차지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이 관련 ETF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이들 물량을 모두 받아냈다. KODEX WTI원유선물(H) ETF의 경우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09억원, 42억원 규모로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157억원을 순매수했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 ETF 역시 개인은 69억원, 외국인은 1500만원어치를 팔았고 기관은 70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최근 들어 상승폭이 더 커진 데는 국제 유가 상승이 배경으로 꼽힌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116.57달러까지 상승해 지난 2008년 9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은 전 거래일 대비 2.93달러(2.65%) 하락 마감했으나 이번주 들어서면서 20% 급등했다. WTI뿐만 아니라 브렌트유의 경우 119.84달러를 기록, 지난 2012년 5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국제 유가가 연말 배럴당 185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1970년대 중반 1차 오일쇼크와 198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등 과거 공급 충격과 유사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단기 오버슈팅(일시적 폭등)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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