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16년 만에 첫 감소세를 보였던 국내 신용카드 사용 규모가 민간소비 회복 속에 다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 확산에 따른 외부활동 자제 영향으로 지난해 비대면결제 이용규모가 하루 평균 1조원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1년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지급카드(신용·체크카드 등) 일평균 사용 규모는 전년보다 9.4%포인트 증가한 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증가폭(0.6%)과 비교해 큰 폭 상승한 것이다.
한은은 민간소비가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카드 이용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2020년 -5%를 기록했던 민간소비 증감폭은 2021년 들어 3.6%로 상승 전환했다. 이같은 소비 개선효과는 카드 결제액에도 영향을 미쳐 이 기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이용액은 전년 대비 각각 10.2%포인트, 7.6%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선불카드의 경우 전년도 긴급재난지원금 사용량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로 25.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비대면결제 규모 역시 급등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등을 통한 비대면결제 이용규모는 전년(8490억원) 대비 16.2% 급증한 일 평균 1조원(잠정)으로 집계됐다. 전체 결제건수 가운데 비대면결제 비중은 작년 4분기 중 40.1%를 기록했다. 카드로 결제한 10건 중 4건은 비대면으로 진행된 것이다. 비대면 결제 통계에는 온라인 쇼핑몰 결제 같은 비대면 거래 뿐 아니라 현장에서 단말기 접촉 없이 모바일 기기 등으로 한 결제까지 포함된다.
같은 기간 대면결제(1조4340억원)의 경우 2.9%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대면결제의 경우 여전히 플라스틱 실물카드 결제(1조2820억원) 비중이 압도적이었으나 그 증가세는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가 가팔랐다. 이 기간 모바일기기 등 결제는 9.7% 상승했고 실물카드 결제는 2.2%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모바일기기 기반의 비대면결제뿐 아니라 대면결제도 카드단말기나 QR코드와 같이 결제단말기에 실물카드 대신 모바일기기를 접촉하는 결제방식이 확산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기기 결제 중 간편결제 비중은 2020년 말 41.5%에서 지난해 4분기 46.3%까지 확대됐다. 간편결제서비스란 카드 정보를 모바일기기 등에 미리 저장해 두고 거래시 간편인증수단(비밀번호 입력, 지문인식 등)을 이용해 결제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카드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가운데 핀테크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한 비중도 2021년 4분기 64.6%로 지속적인 확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 개인 신용카드의 소비유형별 이용규모를 보면 전자상거래(21.5%)와 여행(20.5%) 등을 비롯해 대부분 업종에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음식점(-2.2%)과 자동차(-1.9%)의 경우 일부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전 지역의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늘었다. 특히 수도권과 대구·경북, 제주지역 카드 증가폭이 10%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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