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아주경제 취재 결과 요양시설에 가족을 맡긴 사람들 상당수는 지난해 추석 기간 중대본의 방문면회 허용을 마지막으로 요양시설에 거주 중인 가족들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비대면 면회를 허용하고 있는 일부 요양시설도 있지만 실제 현장에선 대부분 비대면 면회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10년째 요양병원에 80대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는 50대 직장인 권모씨는 요양시설 면회가 금지된 현실에 아쉬움을 전했다. 권씨는 "사람이 모여있고 고령자가 많아 위험하니 정부 정책을 이해한다"면서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주에 1번씩은 어머니를 찾아뵈었는데 코로나로 자식 노릇을 못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가 끝나 가족 야외 면회라도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며 "지금은 어르신들 간식이나 옷, 이불 등 생필품을 전하러 갈 때도 얼굴을 못 보고 돌아오는 현실이 야속하다"고 토로했다.
비대면 면회라도 원활히 이뤄지면 좋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80대 할아버지가 요양원에 지내고 있는 자영업자 임모씨도 "코로나로 이렇게 오랜 기간 할아버지를 못 볼 줄 몰랐다"며 "면회 금지가 유지되는 동안 할아버지 건강이 악화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면 면회를 요양원이 받아 줄 때처럼 유리창을 두고 1시간이라도 보면 좋겠다"고 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무조건 면회를 금지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리창을 두고 전화로 이야기를 듣거나 눈으로 직접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형식의 비대면 면회라도 장려할 필요가 있다"며 "요양시설 환자나 가족들의 인간적인 고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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