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하청업체 직원 살해한 2차 하청업체 대표...징역 28년 확정

[사진=대법원]

커미션 미지급 문제로 인해 고의로 일감이 끊어졌다고 생각해 1차 하청업체 직원을 흉기로 살해한 2차 하청업체 대표가 징역 28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조선업 관련 2차 하청업체 대표 50대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퇴근을 하려는 1차 하청업체 팀장 30대 B씨를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B씨 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수행한 선박 탱크 보온 공사 일이 2020년 4월부터 끊어졌다. 이에 A씨는 '커미션을 안 줘 B씨가 고의로 일감을 주지 않았다'는 앙심을 품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서의 쟁점은 A씨가 살인의 고의 여부였다.

1심 재판부는 △약 1년 동안 연락을 주고받지 않다가 사건 당일 A씨가 갑자기 B씨를 찾아갔다는 점 △흉기가 담긴 서류 봉투를 들고 웃으며 다가간 뒤 봉투를 주는 척하다 B씨를 흉기로 찌르기 시작했다는 점 등을 들어 '계획된 범행'임을 인정했다.

또 △공격을 피하려는 B씨를 A씨가 한 손으로 붙잡고 다른 손으로 흉부와 복부 등 급소를 집중적으로 찌른 점 △인근 도로에 쓰러진 B씨에게서 흉기를 회수해 빠져나간 점 등을 비춰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매우 대담하고 치밀하며 잔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계획적인 범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런 태도를 보면 진정으로 범행을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판시하며 권고 형량의 최대치인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한 1심 판단을 유지했지만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A씨의 주장과 계획 범죄임을 시인한 점 등을 참작해 징역 28년형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원심이 징역 28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