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을 통해 우리 가곡과 우리 글을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노래에 담긴 시는 다양한 감정을 전한다.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 서울시합창단(단장 박종원)은 오는 6월 14일과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체임버홀에서 ‘쁘띠 콘서트-가곡시대(詩臺)’를 공연한다.
작다는 뜻의 프랑스어 ‘쁘띠(Petit)’를 담은 ‘쁘띠 콘서트’는 서울시합창단이 2019년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시(詩)를 주제로 한 우리 가곡으로 프로그램을 꾸렸다.
시와 무대를 붙여 ‘가곡시대(詩臺)’라는 부제를 붙인 이번 공연에서는 소월과 노산의 시에 곡을 입힌 가곡 독창과 중창, 시 낭송, 미술작품 영상을 활용한 무대 연출 등 다채롭고 신선한 무대를 만날 수 있다.
가곡(歌曲)은 문학적인 시에 음악이 결합한 독특한 형태의 성악곡이다. 우리 민족 시인들의 시(詩)를 근간으로 시의 내용과 정서에 맞게 곡을 붙인 가곡은 지난 100 여년 동안 우리 사회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견디고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줬다.
이번 ‘쁘띠 콘서트-가곡시대(詩臺)’에서는 중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진달래꽃’을 비롯한 소월(素月) 김정식의 시와 ‘노산(鷺山) 이은상의 시를 들려준다.
김소월(1902년 출생)은 이별과 그리움을 주제로 우리 민족의 한과 슬픔을 노래한 시인이다. 노산(鷺山) 이은상(1903년 출생)은 예술원 공로상, 5 ·16민족상 학예부문 본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후학 양성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시인이다. 두 시인의 대표 시 ‘진달래꽃’, ‘못 잊어’, ‘산유화’, ‘가고파’, ‘그리워’, ‘동무 생각’, ‘그 집 앞’ 등은 가곡으로도 널리 불려 관객들에게 익숙하다.
특히 동일한 시를 각기 다른 작곡가가 만든 가곡들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공연 감상 포인트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을 김동진, 윤학준의 작품으로, ‘산유화’를 김순남, 김성태, 이현철 등 3인 작곡가의 작품으로, ‘초혼’을 변훈, 김원호의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노래와 함께 공연장 벽면에 펼쳐지는 수묵화, 민화 등 한국적 미술 작품을 활용한 영상과 시 낭송을 진행하는 해설자의 역할도 주목해 볼만하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역사와 문화를 담은 창작합창서사시도 관객을 만난다. 국립합창단(단장 겸 예술감독 윤의중)은 오는 5월 3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189회 정기연주회 창작합창서사시 ‘훈민정음’을 개최한다.
국립합창단 단장 겸 예술감독 윤의중이 포디움에 오르며, 작곡 오병희와 극본 탁계석, 오병희, 연출 및 각색에 안지선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의기투합하여 선보이는 이번 정기 연주회의 협연자로는 국내·외 다수의 오페라 주역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김진추, KBS 국악대상 수상자이자 현재 다양한 방송미디어 경연대회에서 활약 중인 소리꾼 이봉근, 고음악에서부터 현대합창곡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안동시립합창단, 지난 3월 국립합창단의 기획공연 ‘칼 오르프, 카르미나 부라나’에서 수준 높은 연주력을 선보인 클림오케스트라가 이번 공연에 함께한다.
국립합창단은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소재로 새로운 한국 창작 칸타타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며, 합창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와 역사를 알리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훈민정음’을 무대에 올려 국립합창단을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작품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창작합창서사시 ‘훈민정음’은 세종실록 및 훈민정음 해례본, 여러 역사 고증을 참고하여 내용을 구성했다. 최초의 한글작품인 ‘용비어천가’를 비롯하여 ‘월인천강지곡’, ‘종묘제례악’, ‘대취타’, ‘여민락’ 등에서 가사와 음악적 소재를 가져와 오늘날의 경향에 맞게 재구성했으며, 조선시대 초기 백성의 삶과 그 안에 녹아있는 불교문화, 한글 창제에 영향을 준 외국 문화의 이국적인 색채 또한 작품 속에 그려내면서 역사적 서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연출과 각색을 담당한 안지선은 “‘훈민정음’ 작품 속 여러 캐릭터들을 따라 만나는 극적인 사건들을 통해 세종대왕의 고뇌를 엿볼 수 있으며, 훈민정음을 처음 마주한 이들의 감동과 환희, 사대주의로 인해 나라의 안위를 염려한 이들의 반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결국 큰 숲을 이루는 위대한 역사적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우리의 위대한 유산인 한글을 물려받은 감격과 우리 민족의 긍지를 함께 누리시길 바란다”라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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